알콩 달콩, 추억의 어묵
우리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어떤 옛 추억을 가지고 있을까? 기왕이면 즐겁고, 아름답고, 유쾌한 추억 말이다.
그리 특별한 추억은 아니지만, 그 특별하지 않은 추억 때문에 가끔은 정말 배꼽(?)이 빠지게 웃을 때가 있었다.
이제는 40대 후반.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게끔 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어묵이지 않을까?.
갑자기 옛날 어릴적 먹었던 어묵이 생각난다. 지금의 40대 중반부터는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그땐 그랬다. 정말 그랬다.
가난했던 시절, 친구 서너명이 지나가다가 어묵 파는 포장마차가 나오면 힐긋 쳐다보다가 한 친구가 먼저 들어가서 용감하게 어묵을 먹었다.
당연히 어묵 한 개 값밖에 없었고 말이다. 그러면 포차밖에 있는 친구들도 한두녀석씩 들어와서 어묵은 먹지 않고 국물만 계속 먹는다.
여기서 사건은 꼭 시작이 된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재미있었고 즐거운 추억거리 얘기지만 그 당시에는 처절하지 않았나 싶다.
요즘은 현대식이 되어서인지 몰라도 어묵 국물은 일회용 컵으로 국자로 떠서 원하는 만큼 먹지만, 배고픈 그때 그 시절에는 스텐이나 일반 컵이 언제나 준비 되어 있었다.
어묵은 비싸서, 아니다 항상 돈이 없기에 사먹지 못하고 한 친구가 먹으면 뒷 친구들은 국물만 덤으로 먹었는데, 필사적으로 어묵 한입이라도 먹기 위해서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어묵 국물을 먹는척, 국물을 떠는척 하면서 컵으로는 어묵 귀퉁이를 잡아 뜯어서 컵 안에 넣고 몰래 국물과 동시에 먹곤 했었다.
그 작은 어묵 귀퉁이가 얼마나 맛이 있었는지...
지금도 길을 가다가 출출할 때는 어묵을 사먹을 때가 있는데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여기에도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주인아주머니의 반격이 시작 되는데 무엇인고하면, 뜨끈뜨끈한 어묵 국물을 먹고 있을 때, 그 중요한 시점에 큰 바가지에 찬물을 가득 담아서 어묵 국물통에 붓는 것이다. 당연히 철부지들은 눈앞이 캄캄해 졌었다.
“제발 이놈들아! 인자(이제) 좀 가라”는 무언의 압력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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