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덕신공항, 거제의 미래를 말하다
경남 거제시가 조선도시를 넘어 가덕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공항 배후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가덕신공항 건설로 인해 거제는 지역 산업과 경제 전반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맞는 장밋빛 미래가 전망된다.
부?울?경 주민들의 20년 숙원이었던 가덕신공항 건설은 지난 2월 예비타당성조사 조건부 면제 내용이 담긴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본격 가시화됐다. 가덕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거제시의 경우 신공항 건설로 입게 될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크다.
정치권이 약속한 가덕신공항의 완공 예정일은 2029년으로 결코 길지만은 않은 시간이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에 발맞춰 미래전략 수립과 제반 사항 준비에 팔을 걷어 붙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3일, 거제시청 청소년수련관에서는 부울경 메가시티의 새로운 중심도시이자, 가덕도 신공항 배후도시로서 거제시의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5명의 전문가들이 발제자로 나서 거제시가 가덕신공항 건설로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기 위하여 준비해야 할 사항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기획은 토론회 당시 제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5회에 걸쳐 연재함으로써 가덕신공항 건설에 따른 거제 100년 미래의 새로운 대안과 대응전략들을 찬찬히 짚어 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첫 번째 발제자인 정영두 BNK 경제연구원장은 서두에서 인구 24만 거제시와 가장 유사한 도시로 스페인 빌바오의 발전 사례를 소개했다.
빌바오는 한 때 제철, 조선이 주산업으로 발달한 공업도시였으나, 1980년대부터 급격한 쇠퇴와 함께 인구감소를 겪었다. 이 후 경제부흥을 위해 지역 산업구조를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재생으로 전환하고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는 등 문화 사업에 매진했다. 빌바오는 지역 상황에 맞는 새로운 산업구조 개편으로 공업도시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깨끗하고 정비된 21세기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나는 성공을 거뒀다.
정 원장은 “거제에는 바닷길이 있고, 철길이 생기며 이제는 하늘길까지 열리게 되는 것으로 가덕신공항은 그야말로 천금같은 기회”라며 “지자체와 중앙정부, 의회, 시민 모두가 다 함께 노력한다면 이 기회를 확실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제를 포함한 부산?울산?경남 지역, 즉 동남권은 제조업 중심 도시다. 허나, 동남권 경제는 2013년 이후 매년 1%대의 부진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계속해서 감소하여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충청권 등과는 상당한 격차를 드러낸다. 거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거제시는 장기간 이어진 조선산업 불황의 여파로 2014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인구수와 고용율도 경남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부?울?경 지역과 거제시가 가덕도 신공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지역경제의 70% 이상을 조선업에 의존하고 있는 거제는 조선산업 편중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신산업 육성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대규모 건설투자가 수반되는 가덕도 신공항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액 89조 원, 부가가치유발액 37조 원, 취업유발인원 54만 명 등으로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리적으로 봤을 때 가덕도와 부산 시내보다도 근접한 거제로서는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정 원장은 이 날 ‘동남권과 거제시의 향후 대응과제’를 주제로 발제하며 가덕신공항 건설에 따른 거제의 발전전략으로 ▲미래형 산업 육성 ▲광역교통망 연계 발전 모색 ▲공항복합도시 개발 참여 ▲남해안권 협력 강화 등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미래형 첨단산업 육성 전략으로 자율주행 스마트 선박 건조를 지원하는 첨단기업 유치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센서, 로봇, 3D 프린팅 기술 관련 산업 육성 등을 꼽았다.
광역교통망과 연계한 발전방안으로는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부산신항-거제 연결선, 거제-마산 국도 5호선(해상구간) 등을 통해 거제시 광역교통망 사업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항복합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역사 주변 개발 필요성도 제시했다.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 등을 벤치마킹하여 전시?컨벤션, 관광?숙박, 상업?업무 기능 활성화를 유도하고, 지역 제조업 인프라 및 천혜의 자연환경, 역사 자원 등을 활용해 특색 있는 공항복합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동남권 뿐만 아니라 남부권 관광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남해안권 협력 강화 방안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경남과 전남, 부산을 잇는 남해안 관광벨트를 중심으로 경제, 문화, 관광이 동반 성장하는 남해안 광역 경제권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원장은 “가덕신공항이 건설되고, 그에 따른 거제 내의 다양한 기반이 마련된다면 산업과 비즈니스를 위해 차가 막히는 부산을 방문하기보다 거제에 와서 회의도 하고 관광도 할 수 있는 욕구가 생길 것” 이라며 “거제는 부산의 해운대와 견주는 미래 거점 도시로 발돋움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거제가 가덕신공항이라는 절호의 기회로 공항복합도시, 국제 관문도시로의 재도약에 한 발 더 가까이 서게 됨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제는 산업 재편을 위해 광역교통망 구축과 제조업의 첨단화에 속도를 내고 비즈니스, 컨벤션, 문화, 주거 등 다방면에 걸친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
가덕신공항을 지역 100년 미래의 핵심 발전전략으로 삼아 차근히, 그러나 늦지 않게 그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이 바로 거제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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