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무료가 능사인가

공영주차장, 무료가 능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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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민 거제시의회 의원

 

거제시장이 제출한 「거제시 주차장 조례」 개정으로 새해 첫날부터 시행된 ‘건물식 공영주차장 2시간 무료 정책’은 시행 직후부터 현장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거제시는 주차 편의 증진과 도심 상권 활성화를 내세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주민 불편이 커지고 상권 이탈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거제시가 진정으로 주차 편의를 높이고 도심 상권을 살리는 데 목적이 있었다면, 먼저 주차장 운영에 대한 현장 인식부터 충분히 확보했어야 한다. 주차면수가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라면 검토해볼 수 있는 정책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상시적으로 주차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해법은 무료시간 확대가 아니라 주차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의 정책 설계였어야 한다.

주차 편의 증진과 도심 상권 활성화라는 목적을, 무료시간 확대라는 단일 수단으로 해결하겠다는 접근은 출발점부터 방향을 잘못 잡은 판단이다.

더구나 현장의 주차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당사자는 전통시장과 도심 상권의 상인들이다. 정책 설계 과정에서 상인들과의 충분한 간담회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만약 간담회가 있었다면, 회전율·만차시간·대기시간·평균 체류시간 등과 같은 핵심 지표를 기준으로 한 사전 분석이 있었는지부터 소상히 공개했어야 한다.

정책의 성패는 무료시간이 늘었는지가 아니라, 시민이 실제로 더 편하게 주차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상권 활성화로 이어졌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전통시장과 도심 상권은 구조적으로 사람이 몰리는 곳이어서 주차가 늘 부족한 지역이다. 이런 곳에서 무료주차시간을 늘리면, 주차장은 자연히 만차시간이 늘고 대기시간도 길어지는 구조가 된다.

장보는 시간보다 차 안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이는 주차 편의를 높이는 정책이 아니라 주차 불만을 키우는 정책이 된다. 결국 시민의 발길은 전통시장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된다.

특히 전통시장 공영주차장은 애초부터 상권 활성화라는 목적을 함께 설정하고 조성된 시설이다.

그렇다면 무조건적인 무료가 아니라, 시장 이용과 연결되는 방식을 전제로 설계하는 것이 상식이다. ‘장보기 인증형 감면’ 같은 장치 없이 ‘2시간 무차별 무료’를 적용하면, 시장 손님보다 장기 주차 수요가 먼저 몰리는 결과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통계의 오류 가능성이다. 2시간 무료가 되면 만차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데, 이 수치가 자칫 ‘이용이 늘었다’는 식으로 포장된다면 정책 평가는 왜곡된다.

공영주차장은 만차를 늘리는 시설이 아니라, 회전율을 높여 시민이 제때 이용하도록 만드는 공공서비스라는 점이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거제시는 지금이라도 정책의 중심을 바꿔야 한다. 무료시간 확대가 아니라 회전율 중심의 운영체계 전환이다. 현장 간담회부터 다시 시작하고, 회전율·만차시간·대기시간·평균 체류시간 등을 근거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주차 편의도 살고, 도심 상권 활성화도 가능해진다.

거제뉴스와이드 (geojenewsw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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