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형상점가, 거제시 관광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

골목형상점가, 거제시 관광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이미숙의원(더불어민주당/장평•고현•수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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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거제시의원

최근 거제시는 관광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역 상권에서는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정글돔, 메미성,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등 개별 관광지는 일정 수준 확보되었지만, 관광 소비는 대부분 대형 프랜차이즈나 숙박업체에 집중되고 있다. 반면, 지역 상점가와 골목상권은 공실률 증가와 유동인구 부족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거제시는 골목형상점가 및 특화거리 지정을 통한 상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지난 7월 1일부터 3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를 방문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사례를 직접 조사하였다.

현장에서 마주한 제주도의 상점가들은 단순히 점포가 모인 거리가 아니었다. 아랑조을거리, 칠십리음식특화거리, 칠성로상점가,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등은 각기 뚜렷한 테마와 정체성을 바탕으로 상권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관광객의 동선과 체류를 유도하는 설계가 돋보였다.

특히 ‘올레시장 54번가 야시장’은 낮에는 트럭 주차장으로, 밤에는 포장마차형 야시장으로 전환되는 복합 공간이다. 쿨러, 조명, 공연 등을 갖춘 공간 구성과 다양한 먹거리 기획을 통해 여름철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있었으며, 이는 공공 인프라와 민간 상인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거제시 역시 적용 가능한 모델이 있다. 대표적으로 고현몽돌야시장은 공영주차장과 인접해 있으며, 주변에는 몽돌해변, 고현시장,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계룡산 등 주요 관광 자원이 밀집해 있다. 특히 공영주차장 1층은 기존 상점이 밀집해 있어 구조상 실내외 복합 활용이 가능하다. 이 공간을 야시장 형태로 전환하고, 먹거리·공연·조명·쿨링 시설 등을 접목하면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상시형 야간 상권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관광자원과 연계한 체류형 코스를 구성한다면, 지역주민과 관광객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복합형 골목상권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 거제시도 기존 인프라의 기능을 재배치하고 콘텐츠를 기획 중심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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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상인회로 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제주도 상권의 성공 요인을 정리하면 세 가지다. 첫째, 거리마다 분명한 테마와 정체성이 있다. 국수문화거리, 흑돼지거리, 서부두명품횟집거리 등은 음식과 지역 자산이 결합되어 고유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둘째, 관광지와 상권이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되어 있다. 숙박–먹거리–기념품–체험이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셋째, 외국인 관광객 대응 전략이 구체적이다. 중국어 메뉴판, 외국어 안내, 결제 수단 다변화 등 실질적인 접근성 개선이 두드러진다.

거제시는 제주와 달리 지형이 굴곡지고 관광자원이 분산되어 있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곧 다양한 소규모 상권과 지역 특색을 담은 테마거리 조성의 기회이기도 하다. 예컨대, 수국으로 유명한 남부면은 여름철을 중심으로 계절 특화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수국을 테마로 한 카페 거리, 디저트 특화거리, 체험 콘텐츠를 구성해 관광객의 소비 동선을 상권 내부로 끌어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국 라떼, 수국 모양의 케이크·빙수·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상품과 함께, 수국을 말린 비누·향초·디퓨저 만들기 체험 교실 운영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는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체험·체류·콘텐츠 소비로 확장된 골목상권 모델로의 전환이다.

또한, 멍게비빔밥·성게비빔밥 등 거제 대표 먹거리를 활용한 ‘비빔밥 특화거리’, ‘수산물 먹거리 골목’도 지역성과 관광 수요를 모두 반영한 테마형 거리로 구상 가능하다. 장승포 수변공원 인근 포차거리, 고현 차 없는 거리 등도 유사한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테마거리 조성을 위해서는 상인 간 자발적 협력과 거제시의 지속적이고 유연한 행정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단기 시설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기획–운영–홍보 전반을 포괄하는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골목형상점가와 특화거리는 단순한 거리 조성 사업이 아니다. 공간이 곧 콘텐츠이고, 소비가 머무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거제시가 상권 중심의 도시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결정적 시점이다.

거제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며, 육지와 직접 연결되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가덕도 신공항 개항이라는 외부 접근성 강화 요소까지 더해진다면, 향후 국내외 관광 수요의 분산 효과를 흡수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그 수요를 지역 상권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거제시가 골목형상점가를 관광 콘텐츠의 핵심으로 삼고, 상권–관광–지역경제를 통합하는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면, 제주를 넘어서는 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그 시작은 ‘상인과 시민이 중심이 되는 거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거제뉴스와이드 (geojenewsw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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