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거제형 미래 모빌리티, 기후 위기 대응의 출발점이다

[기고문] 거제형 미래 모빌리티, 기후 위기 대응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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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현작가

 

거제시는 조선산업의 중심지이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도시다. 그러나 이제는 교통과 환경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늘어나는 자가용 이용, 출퇴근 시간의 교통 정체, 부족한 주차장 문제, 그리고 날로 심화되는 기후변화의 위협 속에서 거제시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는 이동 수단의 발전과 함께 문명을 확장해 왔다. 바빌론 제국의 도로망, 진시황의 도로 정책, 원제국의 역마제도, 산업혁명기의 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 그리고 21세기에 다시 등장한 전기자동차까지 모빌리티(이동수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문명을 견인하는 동력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모빌리티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 이제는 편리함을 넘어, 지속가능성과 환경 책임이 핵심 가치가 되었다.

2023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다.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45도 상승했고,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현재의 재난이 되었다. 과학자들이 오랜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온난화의 원인은 화산활동도, 태양복사열 증가도 아닌 인간 활동에 의한 대기 중 탄소의 급격한 증가였다. 5천만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될 온난화가 산업혁명 이후 단 몇 세기 만에 폭발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지구 온난화는 문명의 붕괴와 생태계 최고 포식자의 대멸종을 초래했다. 그래서 세계는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단지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는 차원이 아니라, 인류 생존을 위한 시급한 과제라는 범세계적 인식이었다.

교통 분야는 전체 탄소 배출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항공 등 내연기관 기반 교통수단이 그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그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전체 차량 중 약 10.4%는 친환경차이며, 전기차는 60만 대를 넘어섰다. 정부뿐 아니라 각 지자체도 전기차, E-bike(전기자전거), 수소차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에너지 구조도 점차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 중이다. RE100, CBAM,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 국제 기준은 지방정부와 지역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들은 ESG 공시 의무도 생겼다.

거제시 역시 이에 발맞춰 E-bike 인프라 확대, 무가선 트램 도입 검토, 전기차 충전소 확충 등을 통해 친환경 도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다음과 같은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도심 청정화 및 환경 질 개선▲관광도시로서의 친환경 이미지 제고▲대중교통 편의성 향상▲상대적 도심 주차 공간 확보 및 교통혼잡 완화▲탄소 배출 절감 및 기후 위기 대응 모델 구축이다.

지역 기업에게도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기회다.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이며, 전기자전거, 전기차 부품·배터리·충전 인프라 등 신산업은 조선업 이외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거제시는 세계적인 해양도시이자 관광도시로 성장하는 도시이다. 그러나 미래는 단순한 산업 개발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도시 전략에 달려 있다. 자전거 도로의 확충과 e-모빌리티 도입은 도시 환경을 청정하게 유지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도심 또는 산업단지내 주차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다. 더 나아가, 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는 그 자체로 관광 상품화되어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화석연료 기반의 기존 교통 방식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미래형 지속가능 도시로 나아갈 것인가. ‘거제형 미래 모빌리티 전략’은 단순한 교통정책이 아니라, 거제시가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겠다는 기념비적인 선언이자 실천이 될 수 있다.

필자는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미래를 상상할 수는 있다. 과거 경험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는 이미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디지털 유목인 시대에 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혁신인 애플,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테슬라, 챗GPT, 스페이스 X 는 과거의 경험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고 현재를 설계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런 상상력은 바로 우리 거제 시민 속에도 무한히 있다. 내년 여름은, 올해보다 더 시원하게 만들자는 운동은 가능하다. 이제는 미래를 위한 우리의 상상과 실천이 함께 할 때이다. 출퇴근길을 전기자전거로, 짧은 이동은 걸어서, 장거리 여행은 공유차로 전환해보는 작은 실천이 바로 ‘거제형 미래 모빌리티’의 출발점일 것이다. 

거제뉴스와이드 (geojenewsw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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