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말의 중요성
최근 해군 일병, 성폭행당한 부사관의 극단적 선택 소식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더 짓누르는 실정이다. 특히 폭행과 함께 가해진 상급자의 폭언은 극단적인 선택의 촉매제가 된 것으로 나타나 말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온다.
학창 시절 친구, 선생 및 동료로부터 들은 나쁜 말 한 마디가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말이 참 무섭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말 한 마디로 생긴 생채기가 평생 흉터로 남기도 한다. 특히 스스로 화를 조절하고 분노를 제어하는 자정 능력이 부족한 열 살 전후 아이들에겐 '나쁜 말'이 더욱 무섭다.
대신 좋은 말 한 마디는 누군가의 인생과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필자의 고등학교 친구 A는 학교까지 30분 거리를 버스 통학을 했는데 당시 부모의 불성실로 인해 버스비가 없어 학교를 그만둘 처지에 놓였다. 담임선생님의 용기를 북돋아 준 말 한 마디와 매일 버스비 천원을 지원하는 열성과 정성으로 인해 그 친구는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고, 최근 90톤급 꽃게잡이 선박을 건조하여 서해를 누비는 선주가 되었다.
B의 인생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한마디로 결정되었다. 그분은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B에게 아나운서가 체질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의 말 때문에 가능하면 바르고 정확하게 말하려고 노력해 아나운서가 되었으며 오랫동안 일했다. 그런가 하면 언젠가 B의 강의를 들은 생물학 전공의 한 대학생이 찾아와 커뮤니케이션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 학생은 단 한 번의 강의를 듣고 인생의 진로를 바꾼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누군가의 한 마디 때문에 인생을 바꾼다. 지금 당신이 하는 말이 누군가의 운명을 바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당신에게는 생각 없이 말할 자유가 없다.
교사인 당신이 제자를 향해 던진 말 한마디가 제자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부모인 당신이 자녀를 향해 " 너 같은 애가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어. 그만둬." 라고 말함으로써 그 아이를 무능한 성인으로 만들 수 있다. 만약 당신이 " 그래 너도 할 수 있어. 이번에는 방법을 바꾸어서 해봐라. 너는 그 정도는 문제없이 할 수 있잖아." 라고 말했다면 그 아이는 유능한 청년으로 자랐을지도 모르지 않은가? 상사인 당신이 늘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사람들을 피하는 부하직원에게 " 자네가 앞장서야 우리 부서가 빛나지. 이쪽으로 오게." 라고 한 마디 해줌으로써 그 부하직원의 진로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직장 내 인간관계를 해치는 원인으로는 듣는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생각하지 않고 하는 '막말'을 꼽은 사람이 49%로 가장 많았다고 했다. 그리고 '말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듣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는 대답이 54.9%에 달했다고 했으며,상사의 막말과 폭언은 부하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막말과 욕설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대화의 기본은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말 한마디를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시의절절(時宜適切)하게 잘 사용해야 하며 나쁜말 보다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는 긍정적인 말로 상대방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남기를 바라는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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