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바다의 날, 지세포항을 다시 생각하며...

[특별기고] 바다의 날, 지세포항을 다시 생각하며...

손영민/ 천만관광거제위원회위원장

우리나라 지도에선 비록 손톱만큼 작게 보이지만 거제에는 다른 곳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 이색적인 곳이 여러 군데 있다. 지형적으로 생김이 독특한 것, 특별한 동·식물이 보이는 곳, 사람 손에 의해 아름답고 기이하게 가꾸어진 곳, 때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색다른 형태를 보이는 곳 등 눈과 귀를 놀라게 할 이색 지대가 많다.

필자는 이런 곳을 취재, ‘새거제신문’에 연재해왔고 그러는 동안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이 그저 좁기만 한 곳이 아님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이 땅덩어리에 뭘 하던 자기 비하의 감정대신 그래도 아끼고 살만한 곳이구나 하는 자애의 감정이 자리 잡았다. 이 좋은 느낌을 좀 더 많은 여행객 분들과 나누고자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10년 가까이 여행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거제곳곳을 본 것들 중에도 특히 더 뛰어나다고 여겨졌던 곳이 바로 예부터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린다.’는 지명으로 더욱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지세포항이다.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항. 한적하고 평화로운 정취를 보이던 작은 마을이던 지세포항은 2010년 거가대교 개통이후 한 폭의 잘 그린 유화를 보는듯한 매력적인 풍경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덕분에 계절마다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지세포항은 해변이나 포구에서 바다와 갯벌을 만난다. 다소 탁한 느낌의 생선 비린내까지도 반갑다. 초여름 바다는 내내 상쾌하고, 긴 해안도로는 그 먼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해안을 걷는 일이 마치 은빛파도 위에선 기분이다. 물 빠진 갯벌에는 갈매기 때가 모여 먹이를 찾고, 짝을 지어 노래한다. 이런 분위기의 둘레길이 어디 있다고 할 것인가. 혼자의 산책길도 고독하지 않다. 갈매기들이 나그네를 호위하며 그 영공주위에서 합창을 한다. 분에 넘치는 호사스러운 순간이다.

새소리와 파도소리는 또 사색으로 이어지고 동방파제, 해안거님길괴 어우러져 바닷길은 싱그러운 치유와 질박한 명상의 길이 된다. 지세포항 왼편 앞쪽 지심도가 병풍처럼 펼쳐진 이곳의 바다는 매우 특별한 지중해다. 하늘과 땅과 연한 바다는 마치 산중의 호수처럼 고요하고 잔잔하다. 산, 바다, 갯벌, 새들...천혜의 자연이 함께하는 풍경에서 그래도 어딘가에 남아있을 그리움을 추상한다. 눈부신 빛이 쏟아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도 보인다. 바다는 팍팍한 세상살이 속에서도 참으로 맑은 인연과 감동이 약동하는 생명과 기적의 현장이다.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바다와 포구가 있다면 바로 지세포항이다. 아주 늦은 오후, 지세포의 바다, 일몰은 성스럽고 황홀한 순간이다. 어두워지는 바다에 빠지는 태양은 장엄하다. 온 누리에 앉은 붉은 석양은 깊고 고요해서 감동적이다.

5월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은 1996년 바다와 해양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해양수산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26회째를 맞는 올해 바다의 날 기념행사는 오는 6월4일 해양레저 스포츠메카인 지세포항에서 개최 한다. ‘경남에서 2번째 개최 도시로 중책을 맡은 지세포항의 기념식은 우리나라 조선 산업1번지의 위상을 드높이고 산업위기 특별지역 지정이후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한다는 목적 외에도 천만관광객 거제유치달성에 민·관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행사를 계기로 바다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조선 산업과 해양관광도시로의 위상도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지세포항은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남해안 해안레저 거점어항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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