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토부에 바란다...사곡만 매립을 반대하는 거제시민의 목소리

[기고] 국토부에 바란다...사곡만 매립을 반대하는 거제시민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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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하청면 유계서상마을이장 박광호

지난 6월 우리 거제의 지역신문에 존경하는 서일준 국회의원님과 김흥진실장님께서 만나 사곡산업단지 추진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였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시민의 눈에 비친 우리 지역의 경제적 환경과 여건이 그대로 인대 어떤 긴밀한 협의를 하였는지 궁금해서 이 글을 씁니다.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섬 전체가 천혜의 생태관광자원이었던 우리 거제는 198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소중한 바다를 조선소 건설에 희생하였습니다. 워낙 아름다웠기에 구슬玉 자가 붙었던 옥포만은 대우조선 건설에, 생태계의 다양성이 풍부해서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진귀한 해산물의 보고였던 고현?장평의 바다는 삼성조선 건설에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몇 해 전에는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고현바다 18만평까지 항만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사라지고 대신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섰습니다. 1980년대 조국 근대화라는 과제가 워낙 중차대하였기에 그 불가피함을 인정하지 않는 시민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의 세기라는 21세기이며, 기후변화라는 절체절명의 전인류적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김흥진 국토도시실장님!

사곡만을 매립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참 많습니다.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 바다매립은 전근대적이며 국가의 주요 정책 방향에 어긋납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모든 국가와 정부는 탄소중립과 지속가능발전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2030년 40% 감축, 2050 탄소중립 등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우리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보루입니다. 탄소중립을 위해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바다 특히 연안습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국장님께서 너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산화탄소의 가장 중요한 흡수원은 바다입니다. 각국은 해양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시대인데 이 아름답고 유익한 생태계인 사곡바다를 매립해야 한다니요.

2) 거제의 미래를 위해 해양플랜트 산업단지가 꼭 필요하다면 해안선이 가까운 육지부에 건설하십시오. 매립을 예상하고 산과 들에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이 아니라면 꼭 바다를 매립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사곡만에는 30여 종이 넘는 법정보호종을 포함하여 1,400여 종이 넘는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사곡만 생태조사 보고서 : Patagonia,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2020.02.28.). 이 뭇 생명들을 다 희생시켜 얻는 인간의 효익이 정말 무엇일까요? 바다는 우리 세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우리 세대가 향유한 자연은 미래 세대도 그 효익을 공유해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사곡만을 보존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3) 거제를 찾아 KTX 종착역에 내린 관광객들에게 콘크리트 공장 구조물을 보여줘야 할까요, 아름다운 푸른 바다를 보여줘야 할까요? 관광 활성화 없이 거제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2027년 남부내륙철도가 완공되면 거제의 관광산업은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이 철도의 종착역이 사곡만이 내려다 보이는 거제 사등에 위치하게 됩니다. 국장님께서 만약 사등 종착역에 내렸을 때 아름다운 쪽빛 바다를 보고 싶으십니까, 아니면 회색 콘크리트 공장 건물을 보고 싶으십니까?

김흥진 국토도시실장님!

국민이 기댈 곳은 힘자랑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사랑으로 무장한 공무원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거제도의 아름다운 바다 사곡만을 지켜주십시오. 미래 세대에게도 이 바다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산업단지는 답이 아닙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2022년 7월 11일 거제 시민 박광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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