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선거 끝, 국민의힘에게 던진 과제

[기고] 지방선거 끝, 국민의힘에게 던진 과제

유권자 “유능한 정권, 일하는 지방정부” 기대
김선민 거제시의원당선인

“이번 선거의 의미는 '윤석열 정부가 원 없이 일하도록 해달라' 는 저희 호소에 국민들께서 신뢰를 주신 것이다. 죽기 살기의 각오로 …… (중략) 당이 혼연일체가 돼 … ” (국민의힘 대표)

4년 전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국민의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불과 22일 만에 치러진 선거였다. 허니문 기간에 치러진 선거인만큼 낙관론도 강했지만 3개월 전 불과 0.73% 차로 갈린 대선을 고려하면 승리를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었다. 오히려 유권자들이 상황에 따라 야당의 견제와 균형론에 손을 들어줄 수도 있는 일이었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60%에 가까운 득표율로 약 40%를 획득한 송영길 후보를 넉넉히 따돌리고 승리했지만 25개 구에서는 민주당이 8개를 석권했다. 서울시민들께서 나름 선택한 견제와 균형의 방식이었다.

2018년 당시 자유한국당이었던 보수 야당은 대구·경북을 제외한 14개 시·도지사를 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원희룡 전 지사를 포함한다고 해도 3:14, 부인할 수 없는 참패였다. 2017년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한 보수 야당은 결국 2년 후 총선에서 치명타를 맞았다. 사상 초유의 범여권 180석. 궤멸되다시피 한 야당은 개헌 저지선 확보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었다. 선출된 권력이라는 명분으로 지난 2년간 거대 여당은 그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끝내 그들의 오만과 독선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철퇴를 맞았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투표율이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었다. 최종 투표율 50.9%로 4년 전보다 약 10%, 석 달 전 대선보다는 약 26%가 줄었다. 전국에서 가장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한 광역단체인 광주는 37.7%로 충격적인 수치까지 보였다. 경남의 최종 투표율은 53.4% 전국 기준으로 나름 준수했다. 하지만 우리 거제의 최종 투표율은 51.3%로 경남 평균에 조금 못 미쳤고 의령, 하동, 남해, 함양 등과 비교했을 때는 한참 모자랐다. 이들 지역은 7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했다. 경남권에서 거제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지역은 22개 시·군·구 중 3개에 불과했다.

거제 유권자 중 약 9만명이 이번 선거에서 권리 행사를 하지 않았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바둑 기사는 대국이 끝나면 복기를 한다. 이처럼 이번 선거를 직접 치른 당사자로서, 이제는 이 지역의 대리인으로서 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선 거제의 투표율이 60% 이상을 상회했다. 불과 4년 만에 10% 가까이 준 것이다. 어쩌면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광주에서 그 답을 일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호남에서 출마한 광역단체장 세 후보는 모두 득표율 15% 이상을 기록하며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은 27년 만에 처음으로 비례 1석을 확보해 광주시의회에 진출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의 진심 어린 러브콜로 광주가 변화하고 있음이 실감난다. 이와 같은 국민의힘의 선전과 별개로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차라리 투표하기를 포기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최근 민주당에 대한 전통적 지지층 이반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인즉슨 잇따른 민주당의 독주와 무능에 지지층 내부에서도 피로감이 상당히 번져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우리 거제에 대입해보면 저조한 투표율에 대한 대답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거제는 경남권에 속해 있으면서 조선소 노동자들이 많은 도시이다. 정치 지형이 특정 정당에 크게 기울어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이 근소하게 앞서긴 했으나, 지난 민선 7기 거제시장은 민주당 소속이었다. 투표율이 예년과 달리 10% 이상 하락한 것은 이때 민주당에 지지를 보낸 층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광주시민들의 스텐스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는 명확하다.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랐을 것이다. 이 대표는 그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 혼연일체가 되어 죽기 살기로 일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에 이어 지방 권력 교체까지 일궈낸 국민의힘은 이제 유능한 정당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가장 기본이지만 결코 쉽지않은 과제 ‘유능한 정권 일하는 지방정부’ 아닐까? 잃어버린 10%의 유권자, 아니 성향을 떠나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이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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