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소장의 알기 쉬운 정책이야기-제3편 : 국제대회를 유치하자

김범준 소장의 알기 쉬운 정책이야기-제3편 : 국제대회를 유치하자

거제의 미래에 대한 고민

거제는 세계 최대의 조선도시이다. 조선업의 호황 · 불황에 온 도시가 함께 몸살을 앓는다. 조선업이 경기를 타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조선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거제 인구의 70%가 직간접으로 관여되어 있는 조선업을 놓기도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이야기한다. 거제도만큼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관광은 볼거리뿐 아니라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함께 있어야 산업이 된다. 거제도는 해마다 700만 명 내외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거제시는 1,000만 관광객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왜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할까? 볼거리뿐 아니라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조선업만 쳐다보는 것은 왠지 불안하다. 그렇다고 관광업이 산업화되기엔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전혀 다른 조선과 관광을 엮어서 산업화할 수는 없을까? ‘거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국제대회 유치 : 조선업의 관광 산업화

많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원한다. 중앙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국제대회도 있고 심사 단계에서 좌절된 국제대회도 많다. 국제대회를 유치하게 되면 국비 지원을 받아 도로나 터널 등 도시의 숙원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관광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국제대회의 공통점은 그 도시의 대표적 브랜드와 겹치는 대회이다. 예를 들면 ‘고성 공룡’ ‘함평 나비’ ‘산청 의약’ ‘제천 한방’ ‘풍기 인삼’ ‘오송 화장품’ 등이다.

우리 거제가 가진 최대의 자산은 조선·해양이다. ‘조선을 관광 산업화하는 국제대회’를 거제에서 개최해 보면 어떨까? 세계 최대 조선 도시인 거제에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선·해양 엑스포’를 개최해 보자.

경상남도의 ‘거제 조선·해양 엑스포’ 타당성 조사

경상남도는 지난 2012년 김두관 지사 시절, 거제에서 ‘세계 조선·해양 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타당성 조사를 했었다. 그 조사를 통해 1) 조선산업이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2) 정부의 조선·해양산업 육성 정책에 부합하며 3) 조선산업 인프라 및 해양문화 관광 자원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 평가에 따르면 거제는 조선·해양 산업의 집적도가 높은 지역으로 경남권에 갖추어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엑스포 개최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타당성 조사의 일환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엑스포 개최 시 일반국민의 엑스포 참여의사는 77.8%로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경남도민의 78.4%, 사업체의 75%는 엑스포 개최가 지역 홍보와 조선·해양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또한 타당성 조사의 결론을 통해 ‘거제에서의 조선·해양 엑스포’의 개최 필요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의 국비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며 언급하고 있다. 조선·해양 엑스포를 거제에서 개최하는 것에 대해 경상남도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도시, 거제

거제에서 조선·해양 엑스포를 개최할 수 없을까? 인근 고성, 산청, 심지어 함평 같은 작은 지자체에서도 지역의 특성을 살린 엑스포를 매년 개최하는데, 우리 거제는 왜 국제대회를 유치하지 못할까? 국제대회를 유치하게 되면 산업 인프라 측면이나 각종 문화적인 면에서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누린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거제의 미래를 위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도시, 거제’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본다.

※ 다음번에는 ‘조선·해양 엑스포 유치 가능한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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