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른 국어 생활 어렵지 않아요

[기고] 바른 국어 생활 어렵지 않아요

거제경찰서 생활안전과 경위 제정구

글 잘 못 쓰는 사람은 붓 타박을 하고 총 쏠 줄 모르는 사람은 총 타박을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재간이 모자라는 것은 생각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인 조건만 탓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기 생각과 사상을 글로 표현하여 다른 사람들이 읽고 활용할 수 있도록 소설, 수필, 자서전, 칼럼 등을 책으로 펴낼 수 있는 표현력이나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때로는 부러워한다.

필자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우리말의 표현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았다. 3년 전 '국립국어원'에서 주최한 '국어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한 적이 있는데, 교육 기간(5일간) 동안 우리말에 대해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 이상의 새로운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이후 우리말에 점차 친근감을 느끼고 접근하다 보니 너무나 많은 것이 새롭게 느껴졌으며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재미를 느끼고 우리말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까지 끈을 놓지 않고 느리지만 쉼 없이 꾸준히 알아가는 중이다.

우리말은 먼저 어문규범, 맞춤법 및 띄어쓰기를 이해해야 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로마자와 외래어 표기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공공언어의 이해 및 바로 쓰기, 보도자료의 이해와 실제 작성 능력, 우리말의 다듬기와 쉬운 단어 쓰기, 바른 문장 쓰기 및 훈민정음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위에 열거한 것 중에서 <한글 맞춤법>은 어떤 것이며 왜 지켜야 하며 필요한지에 대해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자기소개서에서 자주 틀리는 맞춤법은 '돼/되','로서/로써', '며칠/몇일','역할/역활' 등이다. 자주 쓰지만 헷갈리는 단어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거나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도 있고, 평소 책이나 신문을 주의 깊게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영어는 철자 하나 틀려도 창피해하고 고치려고 하고, 완벽하게 말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말에는 관대하다. 한국인끼리 뜻이 통한다는 생각에, 하지만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 것 역시 교양과 이미지를 좌우하는 지식이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한글 맞춤법>은 우리 국민이 문자로 언어생활을 편리하게 하도록 정한 약속이다.<한글 맞춤법>에는 글자를 바르게 적는 방법과 띄어쓰기, 문장 부호 사용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어 있어서,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익혀두면 글을 쓸 때 글자를 바르게 쓰고 띄어쓰기와 문장 부호 사용도 정확하게 할 수 있다.

<한글 맞춤법>의 총칙 제1항은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는다는 것은 표준어의 발음 형태대로 적는다는 뜻이다. 예)'구름'과 같은 표준어는 '[구름]'으로 발음되므로, 이 발음대로 글자를 적으면 되고, '어법에 맞도록' 글자를 적는다는 것은 뜻을 파악하기 쉽도록 각 형태소의 본 모양을 밝혀서 적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가지 원칙에 따라 '[반드시]'라는 표준어를 문맥에 따라 소리대로 '반드시'로 쓸 수도 있고 어법에 맞도록 '반듯이'로 쓸 수도 있다. 같은 소리를 듣고도 의미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적어야 한다니 맞춤법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글 맞춤법>의 원리대로 소리와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 글자를 적으면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기가 더 쉽다는 것을 알고 나니, 왜 우리가 <한글 맞춤법>을 지켜야 하는지 이해가 될 법도 하다.

숫자는 '만 단위'로 적어야 알기 쉽다. 한글 맞춤법에서는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고 명시하고 있다(제44항). 만 단위란 '12억 3,456만 7,890원' 식으로 적는 것을 말한다. 'ㄴ'과 'ㄹ' 소리를 단어의 첫머리에 발음하는 것을 꺼려 다른 소리로 발음하는 두음법칙에 따라 '여자, 양심, 낙원'으로 쓰지만, 첫머리가 아닌 경우에는 본음대로 '남녀, 개량, 극락'과 같이 적는다. 그리고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신여성, 역이용, 중노동'이나 합성어인 '남존여비, 해외여행, 사상누각' 등에서는 뒷말의 첫소리가 'ㄴ' 또는 'ㄹ'로 나더라도 두음법칙에 따라 적는다. 의존명사의 경우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기도 한다. (예 : 2021년도)

'ㅅ'을 써서 발음의 변화를 표시하는데, 이때의 'ㅅ'을 사이시옷이라고 한다. 사이시옷의 사용 여부는 단어 구성에 따라 결정된다. '고유어+고유어' 혹은 '고유어+한자어'(한자어+고유어)'처럼 고유어를 포함한 합성어에만 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합성될 때 발음 변화가 있는지, 즉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발음 변화가 있으면 사이시옷을 쓰면 된다. 예를 들어, '막냇동생'은 고유어인 '막내'와 '동생'이 결합하여 합성어가 되는 과정에서 뒷말의 첫소리인 '[동]'이 '[똥]'과 같이 된소리로 발음되어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나므로, 앞말 '막내'에 사이시옷을 받쳐서 적은 것이다. (예 : 귀갓길, 갈빗집)

이처럼 우리말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고 맞춤법에 맞는 바른 글로 표현하는 능력은 그냥 길러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최근 장편소설 한 권을 읽으면서 평소 익숙하지 않은 표현들은 메모하면서 새롭게 익히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며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그동안 너무 소홀했던 것 같아 반성이 된다.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한 것이 있으면 표준국어대사전 등에서 맞춤법을 검색하고,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 등을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고, 항상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평소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본다면 바른 국어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한글 맞춤법> 규정 맞춤법/띄어쓰기 등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우선 숙지해야 함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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