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리뉴얼, 역사성‧시민편익 다 잡자

[기고]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리뉴얼, 역사성‧시민편익 다 잡자

김선민 거제시의원.jpg

제시는 민선 7기 시절인 2018년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리뉴얼 추진계획’을 수립했었다.

이후 포로수용소의 실제 주인인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거제시장의 결재를 득한 추진계획에 힘입어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리뉴얼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 연구 용역’을 진행해 왔다.

용역 결과는 비용편익비(B/C Ratio) 1.40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높은 걸로 분석되었고, 종합 의견에서 ▴시급히 리뉴얼이 필요하다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리뉴얼 사업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등의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후 2019년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2020년 제2차 경상남도 정기 지방재정투자심사 승인 등의 행정절차를 거쳤고, 이어 제218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경제관광위원회에서 사업 당위성과 향후계획이 설명되며 의회에 정식 보고가 됐다.

하지만 2024년 11월 현재,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리뉴얼 사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오히려 시중에 떠도는 지엽적인 소문으로 인해 거제시가 눈치를 보며 더디 진행하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특히 ‘역사 유적지를 훼손한다’는 상당한 어폐가 담긴 도청도설(道聽塗說)에도 거제시는 뚜렷한 대응이 없어 보인다.

현재의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옛 고현중학교 부지 일부에 있던 ‘실제 유적’ 주변에 여러가지 관련 시설을 조성하면서 유료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당시 조성한 시설물들은 포로수용소 실제 유적이 아니며 한국전쟁을 콘텐츠화해 만든 시설물이다. 1999년 1차 개관을 시작으로 2002년 확장을 거쳐 20년 이상 운영됐고 현재는 ‘노후화의 임계점’에 이른 시설물인 것이다.

지난 2023년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 시민공원화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결과에서 제시된 리뉴얼 방향은 실제 유적은 보전하면서 관람시설은 집적화하는 등 유적박물관을 고도화하는 것이었다. ‘실제 유적’과 ‘만들어진 역사 시설물’에 대해 분명한 구분을 두고 진행되는 리뉴얼이지 유적지 훼손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포로수용소 잔존 유적지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문화재보호구역이며 개발을 위한 허용기준이 엄격히 설정되어 있다.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포로수용소 잔존 유적지의 훼손이라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법령에 의해 철저하게 보호 및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운영 주체인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에서 직접 리뉴얼을 추진하면 되지 않느냐는 것인데, 거제시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리뉴얼을 위해 국가공모사업에 세 차례 도전했지만 모두 불발된 전력이 있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소유 주체가 지방자치단체(거제시)가 아닌 지방공기업(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에 있는 것도 선정 불발의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례를 극복하고자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어야 할 사업 대상지에 대해 공사와 협의 끝에 출자반환 결정을 내렸고, 최근 지방의회 의결사항인 공유재산 취득 동의안을 상정해 거제시의회로부터 가결받은 것이다.

또한 민선 8기 시장의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비토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짚어둔다.

민선 7기 시정인 2018년부터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주관하는 부서에서 시설 노후화 및 지속적인 관람객 감소 문제를 해소코자 리뉴얼에 대한 자체 검토를 시작했고, 시장 및 의회 보고 후 예산을 반영해 연구 용역과 국가공모사업에 도전한 것이다. 리뉴얼에 대한 세부 내용의 일부 차이가 있을지언정, 거제시가 꾸준히 진행해 온 과정들까지도 정치적 시각으로 왜곡돼서는 안될 것이다.

끝으로, 거제시와 거제시공약이행평가단에 지난 2022년 확정된 ‘거제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리모델링 → 시민 공원화’에 대한 공약명 변경을 제안한다.

거제시가 밝힌 ‘시민 공원화’의 의미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의 완전한 개방을 통해 거제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인데, 한국전쟁의 상흔이 짙게 밴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만의 역사적 가치를 외면한 단순 공원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유발해서다.

공약명이 곧 정책의 방향이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리뉴얼 추진까지 난맥상이 나타날텐데 ‘공약명’에서부터 새롭게 중심을 잡고 접근해야 한다. 특히 거제시가 구상한 제대로 된 시민 공원을 갖추더라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만의 역사성은 훼손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리뉴얼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공유재산 취득 동의안이 거제시의회 심의 끝에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100% 순탄했던 결과라 할 순 없지만 각 의원들은 시민으로부터 접수한 많은 의견들을 전달했고, 거제시는 시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이 사안을 풀어나가야 한다.

역사성 보전과 시민편익 강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때가 지금이다.

거제뉴스와이드 (geojenewsw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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