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범준 박사의 알기쉬운 정책이야기- 겨울철 난방비 동네마다 다른 이유
겨울철 아파트 관리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난방비입니다. 이 난방비는 가스요금에 따라 결정되는데 대체로 도시가스(LNG)나 LPG(프로판) 두 가지 중 하나를 사용합니다.
이 두 가스는 도시가스(LNG)는 부피(㎥)로, LPG는 무게(kg)로 각각 가격책정을 하지만, 동일 열량(1,000kcal)을 기준으로 가격 비교가 가능한데, 동일 열량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하면 도시가스(LNG)가 LPG(프로판) 대비 50%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뿐 아니라 유통구조가 복잡하고 가격이 불안정한 LPG에 비해서, LNG는 훨씬 안정적인 가격 및 유통구조로 돼 있어 도시가스(LNG) 선호도는 훨씬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도시가스는 1986년을 시작으로 이미 34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전국적으로 완벽한 도시가스 공급망을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도시가스(LNG) 산업은 개발 규모가 200만 톤/년 이상일 때만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초기 진입이 어려운 산업일 뿐만 아니라, LNG 수송선 건조 및 인수기지 건설, 배관망 등 설비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장치산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국가 에너지 수급계획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도시가스(LNG)가 미래의 국가 주요에너지원임을 고려하여 지금까지 총 13차례의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수립하여 인천, 평택, 통영, 삼척의 LNG 인수 생산기지를 건립하였고 이 네군데 생산기지에서 전국으로 퍼져 나간 도시가스 배관망(본관+공급관)은 2018년 말을 기준으로 전국에 4만5천여 km에 달합니다. 이처럼 막대한 초기 투자로 주택용 가스는 기체 형태로 공급되는 저렴한 도시가스(LNG)로, 액체 형태로 공급되는 LPG는 수송용으로 그 역할 구분이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즉, LNG는 대한민국 서민들의 겨울 난방과 평상시 취사 및 온수도 책임지는 도시가스(LNG)가 된 것입니다.
옥포, 아주, 능마장은 도시가스가 없다?
현재 거제시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2018년 12월 기준 43.7%로 전국 평균 80.7%(2017년 12월)뿐만 아니라 경상남도 평균 68.5%보다 한참 적습니다.
2005년 경남에너지의 거제지역 도시가스 공급계획에는 2010년까지 옥포, 아주동까지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능포, 마전, 장승포는 2015년 정도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거제시 도시가스공급계획은 해마다 늦어져 지금은 옥포, 아주, 능포, 장승포, 지세포 등에 상당한 대규모 공동주택들이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고 값싼 도시가스공급 전망은 아예 보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서민 생활 환경개선을 위하여 지원하는 ‘거제시의 도시가스 공급사업 보조금 지원조례’는 민간 도시가스 회사의 공급망이 옥포에서 능포, 지세포까지 확대되지 않는 한 사실상 별 의미 없는 조례에 불과합니다.
그러다 보니 거제 내에서 지역에 따라 난방비 가격 차이가 심해 때에 따라 최소 몇만 원에서 많게는 몇십만 원까지 아파트 난방비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한 달 같은 양을 쓰더라도 정평이 20만 원이라면 옥포는 30만 원” 이런 식이 됩니다. 올해부터 LNG 보급이 이뤄지는 제주시는 LNG 보급에 따라 가구당 연평균 34만 원가량의 에너지비용이 절감될 그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럼 왜 유독 거제시만 이렇게 도시가스 보급률이 낮은 것일까요? 사실 거제시는 한국가스공사에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 거제는 경남 서남부권의 안정적인 도시가스공급을 위하여 거제시를 관통하는 주 배관망 공사에 특별한 민원 없이 상당 기간 교통 불편을 감수하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오량, 장목의 차단관리소(VS) 그리고 연초면의 정압관리소(GS) 그리고 성포, 연사와 율천의 블록 밸브(BV) 등 위험시설인 천연가스 공급설비를 거제 곳곳에 여섯 군데나 지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전국 지자체 중 이처럼 많은 천연가스공급시설을 가진 곳은 거제시가 유일합니다. 이 모든 것은 거제시민이 경남 서남부권의 도시가스공급을 위해 배려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마을 한가운데로 고속도로 내주고, 작은 마을 도로도 포장하지 못하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경남도 시군별 도시가스 보급률을 살펴보면, 창원이나 김해 등의 경우는 도시가스 보급률이 90%를 넘어서고 통영이나 진주, 사천, 양산 등 여타 시 지역은 대부분 60%를 넘어서는데 오직 거제시만 시 지역 중에서 가장 낮은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도시가스 보급 걸림돌, 거제시가 풀어야 한다.
도시가스(LNG)가 LPG 대비 절반 값 임에도 도시가스의 보급이 지체되는 사유 중에 ‘수요가 부담 시설분담금’이 있습니다. 전기, 수도사업과 같은 네트워크산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되기 때문에 민간 소매 가스 회사의 투자촉진을 위하여 소비자가 시설투자비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옥포 아주 등 기존 LPG 사용 공동주택이 문제가 됩니다. 또한, 기존 LPG 가스에서 LNG로 전환했을 때 연소가 어려운 보일러가 많아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교체 작업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통영 LNG 생산기지 관련 통영시에 규모 미상의 지원금을 주었습니다. 이에 비해 거제시는 경남 서남부의 가스공급을 위해 대거 위험시설을 떠안고, 도로를 수년간 파헤쳤음에도 도시가스공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전 반경 5㎞ 안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거의 공짜와 같은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 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폐촉법)”은 폐기물 소각장 인근 주민들에게 법적으로 주민지원기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가스공사가 LNG 생산기지 주변 지역에 약속한 LNG 원가공급 등을 약속한 법안도 국회에 올라 있습니다.
이웃 통영만큼 우리 거제도 도시가스 보급을 위해 희생하였습니다. 위험한 가스공급시설이 여섯 군데나 설치된 지자체는 전국에서 우리 거제가 유일합니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서민복지의 하나로 민간 도시가스공급회사들과 “도시가스공급 협약”을 다투어 체결합니다. 그렇게 하여 민간 도시가스 공급업체들의 공급망 확대를 압박하여 도시가스 보급률 증가에 노력하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값싸고 안전한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거제시가 한국가스공사에 거제지역 수요가 시설부담금 대폭 할인을 요구해야 합니다. 옥포, 아주, 능·마·장에도 도시가스가 공급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로 가는 평화의 도시 거제는, 우선 시민이 살만한 도시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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