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름’을 포용하며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동행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조금은 느리게 걷거나 말하는 사람, 독특하고 개성 있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 종교·외모·취향이 제각각인 사람들. 우리는 그것을 ‘다름’이라 부른다. 그 속에는 ‘발달장애’라는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삶과 마음을 다 담아낼 수는 없다.
발달장애는 단일한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사소통·인지 발달의 지연이나 특이성을 두루 가리키는 말이다. 또래보다 조금 늦게 사회성을 배우거나, 자립을 준비하는 속도가 더딜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저마다의 가능성과 빛깔이 숨어 있다. 마치 들판에 피어난 꽃들이 저마다의 향기와 색깔을 지니듯, 발달장애인 역시 자신만의 고운 자신만의 고운 빛깔을 품고 살아간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등록 발달장애인은 약 25만 5천 명, 거제시만 보더라도 전체 장애인의 12.93%가 발달장애인이다.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얼굴이다. 거제시에는 장애인복지관을 중심으로 상담·진단평가, 가족지원, 평생교육, 직업재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발달지연 아동을 위한 조기개입·재활·치료 지원에서부터, 성인 발달장애인의 이동·소통·일자리·자립을 돕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까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의 자립 생활과 돌봄 공백, 안정적 고용 기회 확대는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지역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제도적 보완이 함께할 때 비로소 이 과제를 풀어갈 수 있다.
지난해 12월, 상동행복누림문화센터에서는 발달장애 청소년과 성인들이 1년 동안 정성껏 만든 미술·공예 작품을 전시하였다. 작품 하나하나에는 따뜻한 마음과 성실한 노력이 담겨 있었고, 주민들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또한, 2023년 12월 거제시장애인부모회가 주관한 전시회에서는 청소년들이 만든 170여 점의 작품이 선보였는데, 관람객들의 따뜻한 호응을 받았다. 이처럼 작은 무대와 기회가 주어질 때, 발달장애인들은 당당히 지역사회 속에서 빛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포용은 특별한 누군가에게만 주어지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마음을 나눌 때 비로소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된다. 그 길은 거창하지 않다.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가게를 찾아주는 소비는 단순한 구매가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일자리를 지켜주고, “당신의 노력이 사회에 소중하다”는 따뜻한 응원을 전하는 행동이다. 여기에 마을 봉사활동에 함께하는 발걸음, 인식개선 캠페인에 동참하는 손길이 더해질 때, 포용의 길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모두가 존중받고 함께 어울릴 때, 우리는 더 따뜻한 공동체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바위틈 사이에서도 꿋꿋이 피어나는 들꽃처럼, 발달장애인이 삶의 주인으로 설 수 있도록 우리의 따뜻한 시선과 꾸준한 응원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김미영
전)거제시 학생상담 자원봉사자 부회장 역임
전)거제시 YWCA성폭력상담소 자원활동강사
전)거제시 청소년상담 복지센터 상담지도자
전)진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 ASIST 이수(실용적 자살 중재 기술)
전)거제시 지역아동센터 아동복지 교사 근무
전)거제시 다함께 돌봄센터 돌봄 교사 근무
전)거제시 장애인 복지관 직업재활 전문인력
전)경상국립대학교 학생상담센터 객원상담사
전)거제시 지역위원회 다문화위원장
전)거제시 장애인복지관 심리재활치료사
현)거제시 1388청소년지원단 상담 멘토
현)거제시 아주동 발전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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