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거제 미래에 공무원이 걸림돌이 될 것인가?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의 한 장면을 기억하면서 거제시 공무원들을 생각한다.
소말리아 수도에서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내전으로 번질 위기에 처하자 한 대사는 아내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함께 가자는 아내에게
“나 이 자리까지 오는데 28년 걸렸어”
라고 말한다. UN 가입이라는 성과도 없이 한 달을 앞두고 빈 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무엇보다 발령이 나지 않았잖은가! 어디 부서로 갈지,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될지 몇 글자 적혀 있지도 않은 종이 한 장에 공무원들의 거처가 결정된다. 발령이 나야 움직일 수 있다며 당신은 공무원 가족이지 공무원은 아니니 먼저 떠나라는 한 대사의 말이 나의 가슴을 울렸다.
민선8기 거제시장직 인수위원회 산업경제분과에서 활동하면서 공무원들과 많은 대화와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토론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또한 퇴직공무원 몇 분과도 인수위 활동을 통해 그들의 생각과 관습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어 뜻 있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단체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들의 생각도 수렴하고 문제점들을 정리하여 인수위 기록에 남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농업인들의 울분을 공감했고, 어업인들의 절규도 수렴했고, 소상공인들과 조선소 협력업체들의 어려움도 알았다. 거제경실련의 합리적인 정책들과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회의 기후대응에 필요한 좋은 제안들은 채택해야 할 부부분들이 많았다.
거제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1500여 공무원들의 혁신과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시민이 중심이고 주인’인 사명감으로 행정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인수위 활동을 통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그리고 관련 단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정책이 ‘시민들의 눈높이’와는 다른 ‘정책을 위한 정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정말 실천하는 정책이 시민들의 필요성과 얼마만큼 일치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충분히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시민이 원하는 정책들을 계발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과 자주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그 속에 답이 있다. 시민들과 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시민들은 공무원 여러분들을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행정의 정상화를 위한 행정 규제, 부서장 장벽, 소극 행정, 선례 답습,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시민을 위한 성과 행정, 시민을 위한 참여행정, 시민을 위한 소신 행정을 실천한다면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거제는 시민이 중심이고 주인인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 기대한다.
이념정치, 분열 정치, 시민을 이용하는 정치를 과감하게 버리고, ‘시민이 중심이고 주인’인 신념으로 시민들과 함께 거제 가치를 역사와 문화를 융합하여 거제 브랜딩을 해야 한다. 이것은 거제 공무원과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서 이루어 나가야 할 절체절명의 시대 정신으로‘박종우호’는 출발했다.
마지막으로 박종우 시장님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공무원들 넘어, 기자들 넘어 ‘시민들은 무엇을 원하는지’‘시민들이 만족한 정책인지’‘시민들이 바라는 인사인지’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내로남불’의 사심을 버리고 공심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다면 시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시장님으로 자리매김하는 4년이 될 것이고 더 많은 시민이 시장님을 응원할 것이다.
‘시민이 중심’, ‘시민과 함께’그리고 ‘시민이 주인’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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