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출신 진선자 시인, 첫 시·수필집 ‘내꿈은 파도를 넘어’ 출간
학이 마을을 감싸 안고 있는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학동’이라는 지명으로 불리우는 작은 어촌 마을. 이 마을에서 늦깎이 시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마을 출신 진선자 (77·사진) 시인.
진 시인은 최근 첫 시·수필집 ‘내 꿈은 파도를 넘어’를 출간했다.
‘내 꿈은 파도를 넘어’는 진 시인이 2016년 ‘실상문학’의 시로 등단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시집이다.
진 시인은 거제 학동에서 태어났다. 조부님은 오래전부터 건어망을 하셨고 마을에서도 목소리가 큰 참봉어르신으로 통했다. 형제들이 태어날 무렵에는 아버지가 그 업을 받아 하셨는데 밤사이 한배 가득 고기를 잡아 새벽같이 통영시장으로 경매하러 가셨다고 한다.
진 시인은 어릴 적, 통영에서 학교를 다니는 오빠를 만나기 위해 아버지와 그 통통 배를 탄 기억도 선명하다. 해저 터널을 왕복으로 걷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던 팥빙수를 먹던 맛은 추억의 한 자락 속에 남아 있다.
어느 해 가을, 사라 호 태풍이 남해안을 쓸어갈 때 진 시인 집의 어장 막에도 피해가 극심했다. 어선과 어구들이 몽땅 다 떠내려가고 어장 막도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그때부터 가세는 기울어, 충분히 공부하지 못한 채 결혼을 해야만 했다.
살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느새 불혹의 나이가 된 진 시인은 다시 공부를 시작했지만, 온 열정을 다 한 때문인지 건강에 문제가 왔다.
그 때부터 고향을 더욱 그리게 되었고, 고향 바다가 그리울 때면 한편 한편씩 써 모았던 글이 모여‘내 꿈은 파도를 넘어’로 만들어졌다.
이번 시·수필집에는 모두 43편의 자전적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3개의 주제로 수록된 시 35편은 진 시인의 삶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시어로 녹여냈으며, 8편의 수필은 아름다운 자연과 일상을 소박하고 순수하게 표현했다.
진 시인은 “많이 부족하지만 내 고향 학동과 나의 정성, 열정이 듬뿍 묻어 있는 글을 이렇게 한권의 책으로 묶어낼 수 있음에 감사 하다”며“코로나19로 몸도 마음도 치진 시기에,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얻을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 시인에게 시를 지도해 온 문인선 시인은 “가마솥처럼 들끓는 가슴 속 열망을 꽃피우기 위해 거제도가 고향인 그는 섬에서 뭍으로 내달렸다. 피곤도 잊고 멈출 줄 모르는 열정으로 살아온 그의 시 속에는 지난 날 스스로를 주체 못하는 간절한 몸부림이 생생하다. 구구절절 삶을 풀어내는 시편들이 흐뭇하고 애잔하다”고 말했다.
독자의 마음을 치유하는 햇살 같은 시편에서 열정 가득했던 그녀의 삶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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