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연초 출신 원종태 시인 ‘음지를 사랑한다’ 경남작가상 수상

거제 연초 출신 원종태 시인 ‘음지를 사랑한다’ 경남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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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 시인

경남작가회의(회장 정선호)는 지난 17일 함안복합문학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제12회 경남작가상 시상식과 합동 출판기념회를 함께 개최했다. 

올해 경남작가상은 운문 부문에서 원종태 시인이 선정됐으며, 산문 부문은 수상작 없이 공석으로 남았다.

경남작가상은 경남작가회의가 발간하는 연간 문학지 ‘경남작가’에 발표된 작품 가운데 운문과 산문을 나눠 우수 작품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며 지역 문학의 성과를 집약적으로 조명하는 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종태 시인은 거제 연초면에서 태어나 거제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를 졸업했다. 1994년 ‘지평의 문학’에 ‘향우회’ 외 7편을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풀꽃 경배’ ‘빗방울 화석’ ‘멸종위기종’을 펴냈다. 최근에는 고향 생태계를 시로 기록한 ‘시로 쓴 생물도감’을 발간했다.

특히 원 시인은 거제에서 오랜 기간 생태계 보존 운동을 펼쳐 온 생태활동가로 현재 ‘남방동사리책방’을 운영하며 지역 생태와 문학을 잇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문예진흥기금 지원을 세 차례 받는 등 작품성과 활동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왔다.

이번 수상작 ‘음지를 사랑한다’는 자연과 생명을 대상화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적 태도를 일관되게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됐다. 생태적 감수성과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을 절제된 언어로 풀어내며 원종태 시인 특유의 시 세계를 집약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다.

정선호 경남작가회의 회장은 “원종태 시인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 지역과 삶을 깊이 있게 사유하며 경남 문학의 결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며 “올해는 연간 문학지 발간을 통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부마항쟁문학제, 문예창작학교, 지역모임 활성화 등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원종태 시인의 최근작 ’시로 쓴 생물도감‘은 고향에 자생하는 생물들을 시로 기록한 독창적인 ‘시적 생물도감’으로, 자연을 경전이자 도서관에 비유하는 시적 세계가 주목받고 있다. 자연과 공존을 향한 시인의 오랜 실천과 사유가 문학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음지를 사랑한다

안구건조증으로 충혈된 산 불타는 나무 

이 숲의 정보기관원들은 무작정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나는 양지를 싫어하지 

음지에서 나서 음지를 지향한다

눈물이 마르지 않는 대지는 

내 존재의 기반이지 

쓰러진 나무를 흙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나의 일 

가끔은 눈물이라든가 슬픔 같은 것도 분해한다 

혁명은 무언가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소멸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음음하고 그럴듯하게 말한다

일부러 발톱을 세워 쓰러뜨리지 않는다 

쓰러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기다림은 나의 혁명론

눈물이 없다고 남의 눈물을 훔쳐오지 않는다 

스스로 젖어서 눈물을 만들고 

눈물을 만들어서 스스로 젖는다

비의 스승이라고 할 만하다

나고 자라고 쓰러지고 사라지고 

다시 돋는 지리한 동어반복의 숲속에 

다람쥐눈물버섯 족제비눈물버섯 

음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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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거제신문(http://www.geo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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