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민의 풍물기행- 민속씨름과 함께하는 즐거운 추억여행(15)

손영민의 풍물기행- 민속씨름과 함께하는 즐거운 추억여행(15)

“옥포대첩축제 승리의 함성 울리다”

18일, ‘제60회 거제옥포대첩축제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장마철이라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옥포만에는 6월 신록의 푸르름을 한껏 뽐내며 따스한 햇살이 비쳐주고 있었다.

기념식이 열리는 옥포대첩기념공원은 임진왜란발발이후 충무공이순신장군이 첫 승전을 한 옥포해전을 기념하고 충무공정신을 후세에 길이 계승하기 위해 거제에서 부산 간 뱃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거제시 옥포동 산1번지 일원에 3만3천 여 평의 규모로 조성한 기념공원이다.

옥포 오르막을 타고 옥포대첩기념공원 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파랑포 마을초입에 나있는 오솔길에는 50~100년생 소나무가 하늘을 가리며 우거져 있다. 소나무군락을 지나 돌기둥으로 세워져 있는 옥포루 누각에 올라보니 옥포 앞바다의 아름다운풍광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서서히 옥포대첩기념공원에 우뚝 솟아오른 승전기념탑이 모습을 드러낸다.

승전기념탑 주변에는 백일장과 사생대회가 한창이다. 옹기종기모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의 모습이 활짝 핀 봄 마당에 소풍 나온 모습들이다. “가족과 함께 역사도 배우고 글짓기도 하며 추억도 쌓은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면서 백일장에 참가한 한 여고생은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한다.

“청마 굽이굽이 나르는 갈매기 승전고 북소리에 상기도 춤을 추니 우리도 자손대대에 님 을 기리오리다.”조경이 잘된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시인 이은상씨의 옥포대첩찬시를 음미하는 것도 멋 스럽다. 기념식행사장에는 임진왜란 첫 승전 430주년을 기념하듯 많은 사람들로 기념식장이 북적거렸다.

기념식을 마치고 김철수 재경거제향인회장님을 비롯한 전국각지에서 오신 거제향인 분들과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거제사랑에 대한 담소를 나누다 보니 ‘찾아가는 전통씨름대회’가 펼쳐지고 있는 옥포 수변공원에 마련된 야외특설씨름경기장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씨름장에는 원태희 관광체육국장과 박무석 생활체육과장, 장은익 문화예술회관관장, 노재하시의원, 문지훈씨름협회장, 김명진 체육회사무국장이 본부석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 날은 1990년대 민속씨름 한라급을 주름잡았던 이기수 MBC스포츠해설위원을 비롯해 LG프로구단감독출신인 차경만 대한씨름협회경기운영부본부장, 이종민 대한씨름협회심판 부 차장, 울주군청씨름단, 거제시청씨름단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오후1시가 되자 선수들이 등장하고 곧 씨름대회를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지금부터 2022찾아가는 민속씨름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사회를 맡은 이기수 MBC스포츠해설위원의 멘트와 더불어 거제시청소속 한유란장사와 이서후선수가 등장해 씨름의 기술에 대한 설명과 손기술, 다리기술, 허리기술, 뒤집기기술 등 4가지기술씨름의 시범을 선보이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을 쏟아졌다,

또한 올해 전국대회 나란히 2관왕을 차지한 충무고등학교 (감독 조정헌)최이건, 설준석선수가 우정 출연해 멋진 시범경기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어지는 울주군청씨름단소속 노범수장사와 박봉식장사의 활기차고 박진감 넘치는 시범경기는 수변공원의 모래판을 후끈 달구어 주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거제시청소속 여자천하장사 이다현선수와 울주군청소속 금강장사 김무호선수의 빅 이벤트경기가 시작되었다. 이때 여자천하장사 이다현선수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어린아이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이다현! 이다현!”승리를 바라며 외치는 함성이 수변공원을 뒤덮었기 때문이다.

1:1무승부. 남자장사를 상대로 안다리기술로 제압하는 이다현장사의 화끈한 시범경기를 지켜 본 한 관람객은 “TV화면에서만 봐왔는데 이다현 여자천하장사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곧바로 ‘어린이 체험교실’이 이어졌다. 거제시청 이다현 주장선수를 비롯해 한유란장사, 최다혜, 서민희. 이서후선수가 주심, 부심, 진행요원의 역할을 각각 맡아 즉석어린이씨름대회가 벌어졌는데 거제시청여자선수들이 30여 명의 어린이들에게 씨름샅바를 매어주자 아이들은 재롱을 떨며 즐거움에 어쩔 줄 몰라 한다.

오후2시,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남녀최종우승자를 가리는 씨름경기가 시작됐다. 푸짐한 상금과 트로피 그리고 기념품까지 곁들여져 씨름에 문외안인 관람객들도 심심해 할 틈이 없다.

오늘의 MVP는 단연 여자부결승에서 맡 붙은 모녀가 나란히1위, 2위를 차지해 관중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던 남혜정(41), 김선녕(18)씨. 경남 함안에서 온 남씨는“휴가 날 축제도 즐기고 씨름을 하며 입상상금도 탄 덕에 풍족한 휴가를 보내게 됐다”며 즐거워한다.

우리전통스포츠이자 민속놀이인 민속씨름보급을 위해 매년 유명 축제장에서 펼쳐지는 이 대회는 거제 대표축제 중의 하나인 옥포대첩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전통 민속스포츠인 씨름체험을 선보이게 되어 서로 즐길 수 있는 놀이이자 볼거리 제공으로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짜릿한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전통스포츠씨름기행’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두고 온 필자의 ‘찾아가는 전통 민속씨름대회’탐방기는 우리선조들의 기개를 쏙 빼닮은 관람객과 거제시민이 펼치는 민속경기로 한껏 만족스러웠다.

오후3시, 민속씨름대회 후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는 옥포대첩 첫 승전행차 가장행렬이 옥포사거리에서 화려한 볼거리를 선보이며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서울시무용단에 이어진 다양한 공연들이 옥포수변공원을 가득매운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축제마지막 날인19일,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걷기대회’, ‘해설이 있는 옥포대첩 탐방로드’. ‘어린이를 위한 체험놀이’, ‘왜군을 물리쳐라’행사에도 많은 가족이 참여해 한여름 낮과 밤의 무더위를 식혔다. 이후, 이순신장군의 출정식과 옥포해전을 재현한 행사가 폭죽과 불꽃놀이로 이어지며 이번 축제는 첫날 거제영동오광대와 마당놀이를 시작으로 짜임새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로 3일간의 축제가 마무리 됐다.

글 손영민/옥포대첩축제추진위원장,

사진 이혜영/거제시소셜미디어 시민홍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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