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과 함께한 즐거운 추억여행, ‘거제바다로 세계로 축제’
여름철 장마가 사실상 끝나고 곧바로 시작된 한증막더위와 함께 여름휴가도 본격시즌을 맞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달려가고픈 계절, 여름휴가철을 맞아 거제구조라의 피서지도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한낮 구조라는 정열 그 자체다. 고무튜브를 허리에 걸치고 파도를 즐기는 아이와 아빠, 물에는 안 들어가고 파라솔 출입만하는 미녀, 더운 날씨에 팔짱까지 끼고 해변을 거닐다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옷 입은 채로 물에 빠져드는 사람...바라만 봐도 신이 나는 풍경이다.
바다풍경도 볼만하다. 윤 씨 삼형제의 효성이 전설로 남아 전해져 내려오는 윤돌 섬. 사철 푸른 내도와 외도 등이 시야를 메우며 바다 풍경을 풍성하게 한다. 윤 씨 형제가 홀어머니를 위해 징검다리를 놓았다는 바닷길은 썰물 때면 그 모습을 드러내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태풍과 파도에도 지워지지 않은 징금다릿길. 노파와 어부의 사랑노래와 효자의 지극한 마음이 아직도 전설로 남아 있다.
거제의 여름피서지 여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백미는 뭐니뭐니해도‘거제 바다로 세계로’축제다.
‘3년 만에 모두가 즐기는 희망의 축제’라는 콘셉트로 7월29일부터 30일까지3일간 지세포항수변공원과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개최하는 이번 축제는 해양스포츠대회와 체험이벤트, 불루콘서트, 파도가요제, 바다야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창원MBC에서 생중계된다. 거제여름해변을 시원하고 낭만이 가득한 추억으로 남게 해줄 해변축제이다.
더군다나 올 여름엔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대한씨름협회가 주최, 주관하고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거제시,거제시씨름협회가후원하는‘2022Hot Sommer Beach남여씨름대회’가 2017년 거제시청여자씨름단 창단기념행사로 첫 선을 보인 후 5년 만에 펼쳐져 여름휴가의 짜릿한 추억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청 샅바와 홍 샅바가 팽팽한 맞대결을 펼친다. 으라차차 기합소리가 모래판을 가른다. 한 선수가 둥실 하늘로 떠올랐다가 모래판에 나동그라지자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한다. 대한씨름협회(회장 황경수)가 실시하는 여름피서객을 대상으로 하는 ‘씨름한판’현장의 풍경이다.
핫썸머비치 씨름대회는 축제기간 남녀피서객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참가신청서를 받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형 행사다. 참가자전원에게 티셔츠와 반바지를 주며 입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도 있다.
7월19일 보령대천해수욕장에서 시작된 2022핫썸머비치 남여씨름대회는 28일남해상주해수욕장, 29일거제구조라 해수욕장, 8월4일 포항영일대해수욕장, 8월5일 속초해수욕장, 8월6일. 강릉경포대해수욕장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필자는 32도에 달하는 폭염이 거제를 내리 꽂던 29오전11시.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씨름교실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거제에 도착한 이태현 용인대학교교수와 용인대씨름선수들을 대회가 열리는 구조라 해수욕장으로 안내했다. 임시주차장을 지나 해변에 설치된 특설씨름장에 도착하니 씨름대회를 알리는 안내방송을 듣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은 아씨씨름단(아줌마씨름단)여성동호회 회원들이 “떳다! 거제아씨단 센 아씨 간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2시45분, 선수들이 등장하고 곧 씨름대회가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지금부터 2022핫썸머비치 남여씨름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사회를 맡은 한라장사출신 이기수MBC스포츠플러스해설위원의 안내멘트와 더불어 등장하는 100Kg이 넘는 거구의 이태현용인대교수와 용인대씨름선수들이 등장해 천하장사출신 이태현교수의 씨름선수시절 경험담과 씨름의 유례, 씨름의 역사, 씨름의 기본기부터 기술씨름 등에 대한 설명과 손기술, 다리기술, 허리기술, 뒤집기기술 등 4가지 기술씨름의 시범을 선보이자 여기저기 환호성이 쏟아졌다.
또한 용인대학교 이준형장사와 이수석장사의 활기차고 박진감 넘치는 시범경기는 구조라 해수욕장의 모래판을 후끈 달구어 주었다.
곧바로 짜릿한 한판승부! 어린이 즉석어린이씨름대회가 이어졌다. 그런데 이 프로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조건은 어린이씨름선수로 활동하지 않는 어린이로 한정 할 것! 주최 측에서는 이 대회가 우리전통문화이자 유네스코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씨름을 보다 많은 어린친구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열린 것이기에 이미 씨름을 잘 아는 친구가 선수로 출전한다면 그 뜻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난생처음 씨름을 해보는 친구들이 많았다.
이예진 학생(10세·대구초등학교 3학년)은 “씨름대회는 한 번 해보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어요. 엄마가 신청해 주셨어요, 평소에 씨름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대회에 나가면 재미있을 것 같아 해 보려고요... 씨름을 전에 해 본적이 없는 데 집에서 아빠랑 연습도 했으니까 잘 할 자신이 있어요!”
이 친구들을 위해서 용인대학교 씨름선수들은 샅바를 메어 주었고, 처음 인사하는 법, 샅바 잡는 법, 자세 잡는 법 등은 심판아저씨가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회에 참가시킨 엄마들은 “아니 씨름을 처음해보는 아이들인데...경기규칙도 잘 모를 것 같고, 기술도 잘 모를텐데 과연 경기를 잘 할 수 있을까요?”라며 걱정을 살짝 하는 눈치다. 그런데 경기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소리가 들리자마자 엄마들의 반응은 손 벽을 치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이혜림 아씨단 사무국장은“샅바도 잡기 어려워서 심판아저씨의 도움을 받았던 친구들이 막상경기가 시작되니 엎치락 뒤치락 어찌나 명승부를 펼치는지요.. 역시나 씨름은 우리나라 오랜 전통의 놀이이자 무예라더니 다들 본능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아는 것 같다”면서 열띤 응원을 펼쳤다.
차경만 대한씨름협회운영부본부장(전 LG프로씨름단감독)은 관전평에서“정확히 선수처럼 기술을 구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바깥에서 다리를 걸어서 상대의 무게중심을 무너뜨리는 밭다리기술, 안쪽에서 다리를 거는 안다리기술 같은 기술을 순간적으로 해내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놀라워했다.
오후2시,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남여최종우승자를 가리는 씨름경기가 시작됐다. 오늘의MVP는 단연 샅바를 잡은 지 불과 3일 만에 여자부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이현정(21·직장인)씨. 이 씨는“평소 관심이 있던 민속씨름대회에 참가해 아씨단과 함께 고향거제에서 우승트로피도 받고 상금까지 받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제가 체격이 좀 큰 편이라 유리했지만 몸 관리를 잘 해서 큰대회도 꼭 출전하고 싶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남자부에 1위김창식(37·거제시연초면), 2위이동원(울산동구), 공동3위 조성천(22·거제시일운면),임성우(22·거제시일운면)씨가 차지했고, 여자부에서는 1위이현정(21·거제시옥포동), 2위김민비(33·울산동구), 공동3위박지혜(32·거제시 상문동), 이효서(45·거제시장평동)씨가 각각 차지했다.
우리전통스포츠이자 민속놀이인 민속씨름보급을 위해 매년 전국유명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거제대표축제중의 하나인 ‘거제바다로 세계로’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전통 민속스포츠인 씨름체험을 선보이게 되어 서로 즐길 수 있는 놀이이자 볼거리제공으로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짜릿한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연계관광으로 해수욕장 주변으로 조선시대 중기에 축성한 구조라 성지와 내도, 외도, 해금강 등 빼어난 비경을 유람선을 이용해 관광할 수 있다.
글: 손영민/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여행저자
사진/거제시소셜미디어 홍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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