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조 대표자 등 원청 출입 정당 판결
법원이 하청노동조합 대표자와 산별노조 간부가 하청노동자 집회를 위해 원청 사업장 내에 들어간 것은, 원청이 불허했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창원지방법원 제3-2 형사부는 유죄(벌금 100만 원)를 선고했던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한(공동주거침입)에 대해 지난 23일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7월 16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사내 민주광장에서 하청노동자 상여금 300% 지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 집회의 주관을 위해 조선하청지회 대표자인 지회장과, 상급단체 간부인 금속노조 전략조직부장이 대우조선 출입을 신청했으나, 출입이 불허됐다.
그럼에도 이들은 원청 사업장에 들어가 예정된 하청노동자 집회를 주관했다. 그러자 원청사는 이들을 공동주거침입죄로 고소했고, 검찰은 구약식(벌금 각 100만 원)으로 기소했다. 이에 피고들은 정식재판을 청구, 무죄를 주장했으나 1심 법원인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유죄로 판단해 검찰의 구형대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피고들이 항소했고 2심 법원인 창원지방법원에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
법원의 무죄 판결은, 하청노동조합의 집회 등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한다면 노동조합 대표자와 산별노조 간부가 하청업에 소속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리고 원청이 출입을 불허했다고 하더라도, 하청노동자 집회 등을 위해 원청 회사에 출입하는 것 역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라고 판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는 게 하청지회의 판단이다.
특히 해당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 조합원(비종사근로자)도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제2항이 신설돼 2021년 7월 6일부터 시행된 것도 무죄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의 대상이 된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5조 2항 시행 이전에 발생한 것이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 사건 사업장에 틀어간 행위 또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엽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원칙적으로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조합법 제5조 2항의 개정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판결문에서 밝혔다.
이번 판결은 다른 사업장의 비정규직-하청노동조합의 원청 사업장 내 활동에도 영향을 끼칠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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