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산업 “300만원대 아파트, 특혜 아니다”

평산산업 “300만원대 아파트, 특혜 아니다”

의견서를 구속력 있는 문서로 체결 안한 거제시도 비난 직면

300만원대 아파트(일명 반값아파트) 원가 부풀리기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평산산업(주)이 입장문을 통해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특히 거제시로부터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평산산업(주)은 지난 8일 ‘거제시민에게 드리는 글’ 제목의 입장문에서 반값아파트가 특혜성 사업이라거나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의혹들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이 입장문에서 “전체 사업부지 대비 52% 기부채납, 3-9호선 공사비 과다 부담, 학교용지 부담금 과다 부담으로 오히려 피해를 봤다”며 “특혜를 받았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주장이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특혜 논란은 반값아파트 사업시행 초기부터 불거져 나왔던 문제다. 거제시와 평산산업간에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농림지역을 계획관리지역으로 용도변경 하고 조성된 토지의 일부를 거제시에 기부채납 한다는 내용의 최초 협약서(2013년 3월)가 알려지면서 시작부터 특혜 논란이 불거졌었다.

사업 승인권자인 경남도는 2013년 12월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공공성·특혜성 논란, 민간기업과 MOU를 통해 용도지역 변경을 전제로 일부 부지를 기부채납하는 조건은 그 적정성을 담보할 수 없음’을 이유로 부결되기도 했다.

평산산업은 경남도 도시심의위 부결로 더 이상 사업진척이 어렵게 되자 2달뒤인 2014년 2월 ‘용도지역변경 및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사업취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바, 본 사업과 관련하여 최종 사업 완료 후 수익률을 10% 이내로 제한함을 확약하고, CM(건설사업관리) 전문기관에 의뢰, 사업수익에 대한 투명서 제고 방법에 동의하며, 양해각서(MOU)를 대체하여 효력을 발효하는데 동의한다“는 의견서를 거제시에 제출했다.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는 부결된 사안에 대해서는 재상정이 불가하다. 하지만 이 의견서를 근거로 재상정이 이뤄졌고, 2014년 4월 경남도 도시계획위로부터 가결을 받아내고 사업승인까지 날 수 있었던 결정적 단서가 됐다는게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이처럼 의견서가 반값아파트 사업 승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임에 분명해 보지지만 최근 거제시의회 특위에서 평산산업 대표가 ‘의견서는 단순 의견 표현일 뿐이다, 꼭 지켜야 하는 강제사항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발언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실제로 평산산업은 거제시에 공문을 통해 이같은 의사를 피력하기까지 했다. 거제시는 2016년도 경상남도 종합감사에서 의견서 내용 이행 소홀로 감사 지적을 받고 평산산업에 의견서 내용 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거절당했다.

거제시의회 300만원대 아파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참고인 조사 사진.

평산산업은 2016년도 거제시의 의견서 이행 요청에 ‘CM 하는것에 동의한다고 했지 본사가 해야할 비용부담 및 의무가 없음’,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당사는 감사지적사항에 해당되지 않음’, ‘거제시가 CM을 요청할 권리가 없음’, ‘더이상 당사에 답변을 요청하는 것은 맞지 않다’ 등 답변으로 의견서의 약속을 이행치 않았다.

평산산업의 이런 입장이 알려지자, 지자체에 보낸 의견서는 시민들과의 약속이기도 한데 이를 저버리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부지를 일부 기부할 테니 농림지를 계획관리지로 변경해 달라고 하면 다 해주냐”며 “아파트를 짓지 못하는 농림지역을 계획관리지로 변경해주는 것 부터가 특혜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특혜 의혹을 불식시키려 10% 초과 개발이익 환수와 CM을 통한 투명한 검증을 약속했으면 이를 지키는게 기본 아니겠냐”며 “사업 승인 후 이를 부인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다”고 일갈했다.

 

거제시는 왜 의견서를 구속력 있는 협약서로 체결하지 않았나?

거제시의 행정업무 미숙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견서만 믿고 강제력이 있는 계약서 등의 공문서로 작성 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거제시는 2014년 평산산업의 의견서를 근거로 사업승인을 득한 후 2016년 ‘개발이익 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협의하거나 CM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등을 조치하지 않고 있다’라는 경상남도 감사지적을 받기까지 아무런 대책을 준비하지 않고 있었다.

이후 거제시는 평산산업에 의견서 이행을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CM 절차를 강제할 방법 등을 법률 자문하기에 이른다.

자문 결과 ‘의견서는 의견을 기재한 서류로 원칙적으로는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란게 기본적 해석이지만, ‘명확한 합의서 작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당시 용도지역변경과 관련 특혜성 논란이 일었다는 점, 이로 인해 평산이 이러한 의견서를 작성했다는 점, 의견서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효력 발생에도 동의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법률해석도 있었다.

하지만 거제시는 ‘2017년 현 시점에서 의견서 내용을 강제할 수단이 전무, 쌍방합의에 의한 협약체결이 되지 않을 경우 향후 행정소송 등 막대한 행정력 소모 및 비용 소요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2018년 5월 사용검사가 예정된 시점에 개발이익 정산 등의 구체적 방안을 협약체결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018년 6월에 체결된 최종 협약서에 CM을 통한 사업비 검증 방법이 빠져 개발이익금 산정에 있어 투명성이 담보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이에 따라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각종 의혹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반값아파트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의 권민호 전 거제시장 시절에 시작한 사업으로 당시 새누리당 소속인 홍준표 전 도지사, 김한표 전 국회의원, 당시 행정부지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시 정부부지사였던 조진래 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등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현 민주당 소속의 변광용 거제시장과 국민의 힘 관계자들 간 책임소재를 두고 정당 싸움으로 번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거제뉴스광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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