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고금리에 기업은 물론 서민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다.

A씨는 거제시 고현동에서 20년간 자영업에 종사해 왔다. 처음에는 라면 가계를 시작으로 호프집으로 업종을 바꿨다. 열심히 한 덕분에 돈도 조금 벌었다.

평소 몸이 좋지 않았던 A씨는 혼자 주방과 홀을 넘나들며 가계를 운영하다 보니 몸도 지쳐가고 있었다. 직원을 두고 싶었지만 그렇게 해서는 남는 게 없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권유로 노래연습장을 인수하게 된다. 확실히 육체적으론 덜 피곤했고 대인관계가 좋았던 덕에 그런대로 운영도 되었다.

예기치 않는 일은 새로운 건물주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지난 9월 건물주인이 바뀌면서 계약을 다시 해야 했다. 보증금은 기존 계약대로 승계하는 조건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지나 끝이 보이지 않는 불경기에 다른 건물주는 월세를 내려 준다고 까지 하는데 새로운 건물주의 생각이 달랐다. 기존 월세보다 50만 원 더 내던지 아니면 나가라고 통보했다. 여기에 자리 잡고 적지 않게 투자했던 A씨는 다시 협의해서 20만 원 오른 월 120만 원에 재계약을 하기로 한다.

계약 당일, A씨는 계약서를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특약 사항 다섯 번째 ‘임차인은 차임연체시에는 연 18%의 지연이자를 지급하기로 상호 합의한다’로 되어 있었다.

A씨는 동의할 수 없었다. 입회한 공인중계사 역시 이례적이라며 계약서 수정을 권유했지만 건물주는 완강했다. 결국 A씨는 서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가고 난 후 A씨는 텅 빈 가계에서 그렇게 멍한 상태로 한참을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