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경남도, 노자산 관광단지 지정고시 취하해야"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자산 골프장 개발사업의 핵심 쟁점인 대흥란 시범이식이 실패했다며 경상남도에 관광단지 지정고시 취하와 개발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단체는 앞서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과학적·실증적 근거를 바탕으로 대흥란 시범이식이 결국 실패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흥란 시범이식의 성공을 전제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협의 내용을 철회해야 하며, 이를 사업 승인 핵심 조건으로 삼았던 경남도 역시 관광단지 지정고시를 취하하고 노자산 골프장 개발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개발사업자가 추진한 시범이식 과정이 시작 단계부터 현재까지 여러 문제점과 한계를 드러냈으며, 시범이식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전문가그룹 역시 자격 논란 속에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설령 즉각적인 사업 중단이 어렵더라도 전문가그룹을 전면 재구성하고, 노자산 대흥란을 비롯한 멸종위기종 보전 대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그동안 제기해 온 대흥란 시범이식과 전문가그룹 운영의 문제점이 국내 학계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6월 16일 단체와의 면담에서 전문가그룹 운영상의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 의지를 밝혔으며, 경남도와의 협의에서도 전향적이고 합리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정권을 가진 경남도가 여전히 퇴행적이고 구태의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환경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광단지 지정고시를 취하하고 노자산 개발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노자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거제 노자산 일원에 추진 중인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대흥란의 보전 문제를 둘러싸고 개발사업자와 환경단체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 역시 환경단체의 주장과 요구를 담은 것으로, 향후 경상남도와 관계기관의 입장 및 대응이 주목된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옷을 입으면 잠시 민망할 뿐 다시 끼워 입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개발사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의혹과 오점만 쌓일 뿐, 추진력이 생겨날 리 만무하다. 현재 노자산 골프장 개발사업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위법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관광단지 지정 고시를 해준 경남도는 이제 스스로 잘못 끼운 첫 단추를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협의기관인 낙동강청이 사업자의 위법행위를 고발하고도 협의를 해주는 자가당착적 행태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생태자연도 적용에 있어 현행 등급을 배척하고 과거 등급을 적용한 것은 자신의 책무를 망각한 명백한 직무유기다. 낙동강청은 또한 대흥란 시범 이식을 승인하고 전문가 그룹에 전권을 부여하며 스스로의 역할과 책무를 손쉽게 내던져버렸다. 50여 종의 법정보호종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이고, 멸종위기종 2등급인 대흥란의 세계 최대 자생지인 노자산의 개발 여부를 단 네 명의 전문가들의 손에 몽땅 쥐여주었다.
네 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의 면면을 보면 자격을 갖춘 이를 단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고, 시범 이식을 진행한 지난 2년 동안 현장을 참관한 것은 단 한차례 두세 시간이 전부였다. 개발사업자가 직접 진행한 시범 이식 과정을 확인하고 검증할 객관적 자료는 아직까지 제시된 게 없다. 전문가 그룹이 시범 이식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핵심적 근거로 삼고자 했던 대흥란 관련 논문은 연구 윤리 위반 등을 사유로 지난 2월 한국생태학회로부터 게재 취하당했다. 시범 이식 과정에서 믿을만한 객관적 자료가 부재하고, 논문마저 신뢰할 수 없다면 전문성 없는 전문가 그룹은 무엇을 근거로 대흥란 시범 이식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까?
이식된 대흥란에서 꽃이 활짝 피기를 학수고대했겠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식지 주변에 셀 수도 없이 많은 대흥란이 피었음에도, 이식된 대흥란에서는 꽃대가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10일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과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시범 이식이 명백하게 실패했음을 과학적이고 실증적 근거를 제시해 공표했다. 특정 나무와 그 나무의 근균에 기대 3자 공생관계에 있는 대흥란은 매우 제한적 환경에서만 생존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시범 이식 성공사례를 참아볼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고, 이번 시범 이식 과정에서 이 사실이 한 번 더 입증된 셈이다.
낙동강청은 지난 6월 16일 우리 단체와의 면담에서 전문가 그룹의 문제에 대해 인정했고, 전문가 인원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단체에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경남도, 낙동강청, 사회대통합위원회가 공식 회의를 통해 전문가 그룹 확대를 공론화했고, 시민사회단체의 직간접적 참여를 공식화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경남도와 낙동강청에 보낸 공문을 통해, 기존 전문가 그룹을 폐지하고 전문가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식 위원회’를 구성할 것, 위원회 구성에 있어 우리 단체의 참여와 전문가 추천권을 보장할 것을 요청했다.
경남도는 노자산 개발사업의 승인권자이자 전문가 그룹 재구성 관련 결정권을 갖고 있는 기관이다. 그동안 우리 단체가 일관되게 주장하고 요구해 왔던, 전문가 그룹 문제와 대흥란 시범 이식 문제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결단을 내려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임에도, 최근 감지되고 있는 경남도의 기류는 당혹감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협의기관인 낙동강청의 합리적 제안을 외면하고 현재의 전문가 그룹에서 단 1명 추가하는데 그치고, 객관성과 투명성이 전혀 없는 대흥란 시범 이식을 교묘히 포장해 개발을 강행하고자 한다면, 23만 거제시민과 우리 단체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위법행위로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지 않았다면 노자산 개발사업은 시작조차 불가능한 사업이다. 광역자치단체와 국가기관이 이윤에 눈먼 사업자에게 농락당했으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책임의식을 갖지 못한다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노자산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노자산 앞에 펼쳐진 수려한 경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는 거제시민들은, 무책임하고 여전히 시대착오적 개발 지상주의에 매몰돼 있는 국가기관과 지자체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경남도는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 고시 즉각 철회하라!
경남도는 전문가 그룹 해체하고 공식 위원회 구성하라!
경남도는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의 위원회 참여와 전문가 추천권 보장하라!
2026년 7월 16일
경남환경운동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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