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 불승인 촉구
(의견서 전문이다)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458만㎡(육지부 157만㎡, 해면부 301만㎡))은 사업성이 없고 환경훼손만 우려돼 지난 6년간 사실상 폐기돼 왔다. 그러나 정권 교체기와 환경영향평가 협의 기간 종료(7월 17일)를 앞두고 거제시와 국토부는 졸속으로 산단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국토부는 ‘대기업 출자 참여 및 자금조달계획’과 ‘실수요기업 분양대금 납입 확약서’ 제출 등을 보완 요구해 왔다. 사업자가 이를 지키지 못해 국토부는 산단 승인을 하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대기업 참여와 자금조달계획은 매우 미진한 것으로 우리는 파악하고 있다.
거제시의 시장직 인수위 보고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출자 참여 및 자금조달계획’과 ‘실수요기업 분양대금 납입 확약서’ 는 환경영향평가 협의 기간(2022.7.17.)내 현실적으로 제출 불가하다고 실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토부는 삼성중공업이 ‘출자확약서’를, 대우조선해양의 ‘출자의향서’를, 경남은행이 ‘자금조달 확약서’ 등을 제출했다며 환경영향평가 협의 만료일 전 산단 승인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밝혔다는 출자의사는 산업단지의 진실한 필요성 때문이 아니라 정권눈치보기라는 의심이 강하다. 삼성중은 7만평 매립승인을 받고도 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어 추가 산단의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특히 대우조선은 하동갈사만 해양플랜트산단 투자실패로 하동군과 770억원 반환 소송중이고, 부채비율 547%, 지난해 적자 1조 7000억원인 상황에서 수천 억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대우조선노조도 사측이 투자의향이 없음을 확인했다. 정부와 산업은행 지배하의 대우조선이 산단 승인 명분을 위해 청부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삼성중과 대우조선은 무리한 해양플랜트 수주로 수십조 원의 손실을 보았다. 최근 수주가 늘어나고는 있으나 후판가격인상, 국제정세 등으로 조선해양플랜트 시황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조선해양산업의 과잉설비를 해소하고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국토부는 대우조선해양 규모의 해양플랜트 산업단지를 추진한다고 하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세일가스의 등장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세계가 재생에너지로 대전환하는 세계적 추세로 볼 때 심해 화석연료 채굴 중심의 해양플랜트 산업은 전망이 불투명하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도 화석연료 채굴 사업은 사양산업이 될 수 밖에 없다.
거제시도 해양플랜트산단으로는 승인받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선승인 후 산단 목적 변경’을 통해 연료전지 산업 등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다는 계획이다. 평당 분양가 ‘192만원’(2018년 거제시 보고자료)가 매우 높고, 입주할 조선해양관련 실수요자 기업이 거의 없다. 때문에 거제시는 ‘산단 승인이후’ 실수요 기업을 추가 모집하겠다는 답변이다.
한마디로 오직 승인에만 목적이 있을 뿐, 뒷일은 나몰라라는 묻지마 행정을 하고 있다. 승인이후 1조734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는 누가 마련하며, 공사는 제대로 가능한가. 해수욕장과 바다만 망치고 공사는 중단 된 채 수년, 수십년 동안 방치 될지 알 수 없다.
우리는 도심인근 사곡해수욕장과 거제도 최대 잘피(해양보호생물, 거머리말) 군락지이자 갯게, 달랑게, 기수갈고둥, 수달 등 30여종의 법정보호생물이 살 정도도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사곡만 매립을 반대한다.
산단이 진실로 필요하다면 해로 10km이내 수백만평의 유휴산단을 활용하면 된다. 천혜의 해수욕장을 활용해 부산 광안리나 해운대 같은 관광전략을 세우거나 해양보호구역 지정 등 보호와 합리적인 이용전략을 세워 길이 후손에게 물려줄 것을 제안한다.
마침 KTX 거제 종착역이 사곡으로 확정됐다. 기차를 타고 온 관광객들에게 콘크리트로 뒤덮힌 답답한 콘크리트 공단보다는 아름답고 시원한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
국토부는 자연환경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거제도의 100년 대계를 위해 사곡만 100만평을 매립하는 거제해양플랜트산업단지 승인을 하지 말아야한다.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다시 회복할 수 없다. 그동안 ‘잘 꾸며진 서류’만 보고 무분별하게 산단승인을 내줘 자연만 파괴하고 방치된 전국의 산단이 부지기수다. 국토부가 ‘국토파괴부’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이유다. 졸속으로 승인하여 천혜의 자연만 망칠 경우 국토부는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국토부는 세계 조선해양플랜트 전망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우조선을 비롯한 실수요자 기업들의 참여의사와 재무상태 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 현장을 방문해 지역주민 및 지역사회와 적극 소통하고 의견을 재수렴할 것을 촉구한다.
202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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