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민의 힘으로 ‘김백일 친일 단죄비’ 건립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거제시민사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죄상을 낱낱이 기록한 단죄비를 세웠다. 친일김백일동상철거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류금렬)는 1일 낮 12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김백일 친일행적단죄비 건립식,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대책위 원종태 집행위원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이종우 환경운동연합상임의장의 단죄비 건립취지문 낭독, 제막식과 비문 둘러보기, 김동성 대책위 사무국장의 경과보고, 대한독립만세 삼창, 파라미타청소년들과 함께한 독립군가 제창, 독립선언문 낭독, 기념촬영 등 100여명의 시민 학생 등이 참가한 가운데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018년 9월 대책위를 재결성하고 지난 2월 28일까지 거제시청 앞에서 117일 동안 동상 철거를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거제시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등과 협의를 통해 김백일 동상 옆에 ‘친일행적 단죄비’를 세우기로 하고 문화재법에 따른 ‘문화재 영향검토’ 등 법적 절차를 완료하고 28일 단죄비를 세웠다.
대책위는 반발세력과의 마찰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건립과정을 비공개로 추진하는 한편 건립후 현장에서 노숙하며 단죄비를 지켰다.
단죄비는 김백일 동상과 1.5m 떨어져 동상과 같은 크기로 제작됐으며 단죄비에는 ‘건립취지문’, 단재 신채호 선생이 남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문구, ‘간도특설대의 죄상’,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과정’, 대책위 참가단체 명단 등이 기록돼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의 동상, 기념비 등에 대한 ‘단죄비’는 7개 정도 설치돼 있으나, 모두 표지판 형태에다 규모도 작지만 거제에 세워진 단죄비는 동상과 같은 높이와 크기의 입체 형태로서 전국에서 유일하다.
대책위는 “3·1독립운동 100주년 전에 김백일 동상 철거를 위해 노력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해 거제시민들의 힘을 모아 이 단죄비를 건립했다”며 “우리는 김백일의 동상이 철거될 때까지 ‘단죄비’를 세움으로써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대책위는 “국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현양행위금지법’ 등을 제정하도록 해 전국의 모든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기념물이 철거되고 다시는 건립되지 못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우리의 운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3.1운동 이어받아 친일세력 청산하자’, ‘국회는 반민족행위자 현양금지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의 구호제창 후 행사를 마무리 했다. 한편 대책위는 단죄비 건립비용 마련과 친일반민족행위자현양행위금지특별법 제정 등을 위한 시민모금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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