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한화오션의 손해배상소송 취하 결정을 환영한다.

[성명서] 한화오션의 손해배상소송 취하 결정을 환영한다.

사회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대승적 결단

경실련로고.png

2022년 여름,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노동자들은 “이대로는 살 수 없다”라는 절박한 외침으로 파업에 나섰다. 그들은 원청인 대기업이 책임을 회피하고 하청노동자들에게 전가된 구조적 불평등을 바꾸기 위해, 조선소 한복판에서 51일간의 점거 파업을 벌였다. 이는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투쟁이었다. 그러나 그 대가는 혹독했다. 회사는 470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노동자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액의 청구였고, 과도한 손배소송이 노동조합 활동마저 위축시켰다.

그 소용돌이 중에 조선하청지회장은 97일간의 한화오션 본사 앞 철탑 고공농성으로 다시 세상에 호소했고, 수많은 시민과 사회단체의 연대가 그 곁을 지켰다. 그 과정에서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부족하나마 노동자의 손배·가압류 남용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그 지난한 세월은 한국 사회가 ‘노동의 권리’를 다시 생각하게 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한화오션이 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사회적 화합과 상생의 관점에서 전면 취하하기로 한 것은 그 어떤 법적 판단보다도 더 크고 의미 있는 ‘사회적 합의의 결실’이다. 한화오션이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를 극복하고, 기업의 법적 책임을 넘어 사회 통합을 위한 진정한 노력을 보여준 사례이며, 단순히 법적 다툼의 종결이 아니라 기업과 노동,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신뢰와 존중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며, ‘갈등의 종식’을 넘어 ‘협력의 시작’을 알리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거제경실련은 한화오션의 이 결단을 크게 환영한다. 그동안의 갈등이 상처로 남지 않도록, 이번 결정을 계기로 노동과 경영이 동등한 회사 구성원으로서 기업과 지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함께 도모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조선업 호황 속에서도 유독 하청노동자의 임금과 복지는 여전히 열악하다. 하청노동자 저임금 문제 개선을 위해 임금, 복지, 노동조건을 정규직의 80% 약속을 가급적 빨리 이행하는 등 공정 거래와 상생 협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길 기대한다. 조선하청지회와 직접 단체교섭을 통해 세계초일류 조선 강자의 위상을 올곧게 세우길 기대한다.

정부와 국회 또한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남은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과 제도적 보완에 적극 나서야 한다.

거제는 오랜 세월 조선산업의 명암을 함께 겪어온 도시이다. 그 속에서 갈등보다 협력, 대립보다 공존이 더 큰 힘을 낸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번 결정이 진정한 사회통합과 상생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5년 10월 28일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거제뉴스와이드 (geojenewswide@naver.com)

※ 저작권자 ⓒ 거제뉴스와이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 Comments
logo
logo
최근 많이 본 기사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 거제섬꽃축제서 특별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사장 지영배·이하 공사)가 거제섬꽃축제 기간에 특별한 체험형 전시를 선보인다. 공사가 운영하는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오는 16일까지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교육…
“매진임박!”…진성×김용임×에녹 《트롯빅쇼》
연말 우리 부모님을 위한 아주 특별한 선물 준비하세요! 신·구 트로트 스타들의 세대공감 스테이지 《트롯빅쇼》!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이사장 변광용)은 오는 11월 27일(목) 오후 7…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