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출범 1년 맞은 한화오션, ‘기업시민’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성명서〕출범 1년 맞은 한화오션, ‘기업시민’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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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KDB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으며 ‘주인없는 회사’였던 대우조선해양을 거제시민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협력(대표적으로 현대중공업 불공정 매각 반대 투쟁)에 힘 입어 사실상 헐 값(2008년 당시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의향을 보이면서 제시한 가격은 약 6조원이었으나 1/3 가격인 약 2조원에 인수하였음)에 인수하게 된 한화오션이 그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달려왔고 이제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그 결과 한화오션의 시가총액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해인 2022년에 1~2조원대에 불과하던 것이 2024년 5월 현재 9조원 이상으로 증가하였고,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인 유동 부채는 2023년 10조6725억에서 2024년 1분기 기준 8조2410억원으로 약 23% 감소하였으며, 2023년 3분기에는 급기야 741억원의 흑자로 전환하였고, 2024년 1분기에는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2만원 중반대의 한화오션 주가도 3만원을 넘어서게 되었다. 수주 물량 역시 늘어 약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이고 2024년 1분기 기준 수주 잔액은 27조34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제시민들도 지난해 한화오션 출범을 환영하며 경영정상화 이후 지역 경기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였고, 향토기업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 역시 지역과 상생하며 향토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를 ‘기업시민’이라고 한다)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한화오션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들은 거제 관내에 흉흉한 소문을 만들어 낼 뿐이고 ‘지역과 상생 발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것이다.

이에 거제경실련은 몇가지 사례를 통해 한화오션의 명확한 입장을 묻고자 한다.

- 대우조선해양 당시 사외(社外) 기숙사 용도로 사용하던 아파트는 3곳(옥포, 옥림, 능포)이 었으나, 한화오션은 이 중 아파트 2곳(옥포, 옥림)을 매각하였고 남아 있는 아파트는 오래 된 능포아파트 뿐으로, 한화오션은 아직 공식적으로 새로운 사원아파트 신축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 거제에는 마이스터고등학교(거제공고)가 있고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는 매년 수백명의 조선 관련 기능공이 배출되고 있지만, 한화오션은 지난해는 물론이고 올해에도 지역 인재의 정규직 채용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지난해 7월 베트남 산업무역부와 ‘베트남 인력양성과 채용 등을 위한 포괄적 협력사업’을 위한 MOU를 채결하였고 그 결과로 최근에 베트남 노동자 30여명이 한화오션 정직원으로 채용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옥포에는 ‘오션프라자’라는 한화오션 소유의 사옥이 있고, 오션프라자는 오래전 대우조선해양이 ‘협력업체에게 양질의 사무실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건립되었고 이에 토지 비용 등 거제시의 많은 행정 지원이 뒤따랐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오션프라자에 입주해 있는 사업체를 한화오션 내 교육장(남문 옆)으로 옮기게 한 후 오션프라자를 매각한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거제 경제의 발전을 좌우하는 핵심은 양질의 조선업 일자리 창출이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화오션은 지난 몇 년간 거제를 떠난 조선 숙련공이 다시 거제로 돌아올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시설을 파괴(사원아파트 매각)하였고, 내국인 숙련공 고용(마이스터고 기능공의 정규직 채용)과 내국인 숙련공 양성(교육관 시설을 협력업체 사무실 등으로 전용) 등과 같은 양질의 조선업 일자리 창출을 통한 거제 인구 증가와 거제 경제 발전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이로 인해 거제 인구는 계속적으로 꾸준한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고, 옥포, 고현등 도심지의 상가 공실률도 매우 높은 실정이다)

■ 만약 오션프라자의 매각이 현실이 된다면 거제시는 모든 행정력(예를 들어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을 동원하여 오션프라자 매각에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고, 거제시민 및 시민단체도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둔다. (유사 사례: 40년 전 경동대학교 건립 때 속초시가 시유지를 헐값 지원, 폐교 후 ‘미니 신도시 개발 계획’ 추진. 이에 속초시는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 아울러 한화오션은 조선업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 오션프라자 매각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지난 2015년 한화리조트 개발 사업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서 거제시가 기반시설 일부(도로, 상하수도 등)를 지방채 49억의 재원으로 선매입하여 후정산하였고, 인허가 진행 등 파격적인 지원으로 2018년 한화리조트 거제 빌버디어가 개장하였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화앤드리조트(주)의 135만평의 해양관광 복합단지 조성 사업에 한화그룹은 거제시가 아닌 통영시를 선택함으로서 거제시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지난 6월 11일 경남도청에서 발표된 ‘통영시 해양관광 복합단지 협약’은 입지 조건(한화리조트와 연계하여종합 해양관광 복합단지로 개발하거나, 거제시에서 추진중인 장목면 기업혁신 파크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개발), 관광 자원의 제반 여건(통영시 도산면보다 우수한 장목면의 자연 경관), 교통 여건(통영보다 부산, 창원 등의 대도시 주민들의 뛰어난 접근성)에서 거제가 통영보다 훨씬 더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한화그룹은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거제시민은 실망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 한화오션이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향을 보일 당시 지역공헌사업으로 ‘지역개발 7대 프로젝트(약 3,000억)’ 청사진을 발표한 사실은 거제시민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전례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당연히 ‘지역 상생 발전’으로 대표되는 지역공헌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 경북 포항에 있는 체험형 예술작품인 롤러코스터 모양으로 된 25미터 높이의 스페이스워크는 포항의 랜드마크이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되었다. 스페이스워크는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가 117억원을 들여 부지조성부터 시공까지 끝낸 뒤 포항시에 기부한 작품으로 누적 관광객은 3년만에 2백만명을 넘어섰고, 주변 상업시설 매출액 또한 130% 정도 상승했다. 포스코는 다른 공장이 있는 광양시에도 스페이스워크를 만들어 기증할 예정이다. 한편 110만평 규모의 울산대공원은 SK그룹 계열사가 기부하였고 ‘시민 한 사람이 한 평의 정원을 갖는다’는 목표로 2002년 당시 1,024억원을 들여 조성되었다.(2002년 당시 울산시 인구 1,024,000명)

거제 경제의 발전을 좌우하는 또다른 핵심은 관광산업이다. 그러나 ‘통영시 해양관광 복합단지 조성’등으로 인해 거제시는 점점 ‘잠깐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로 전락할 것이고, 이로 인해 지역내 음식업, 숙박업(한화리조트 역시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임) 등의 다양한 관광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에 해양관광 복합단지 조성과 관련하여 개발지역을 통영이 아닌 거제로 변경하는 것에 대하여 한화그룹에 건의할 의사는 없는지?, 포스코나 SK그룹의 위 사례처럼 한단계 발전하는 관광도시 거제를 위한 대규모 지역공헌사업 계획은 있는지? 등에 대한 한화오션의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 올해 경제지 등에 발표된 한화오션의 향후 선박 수주 전략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3년간 일감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물량이 아닌 (컨테이너선과 같이 수익성이 낮은 저가 선박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고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하고, (상선 보다는) 방산(특수선) 사업에 치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수년동안 국내 조선 3사의 경쟁적, 무차별 저가 수주로 발생한 수익률 감소라는 리스크를 다시 재현하지 않고 한화오션을 내실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선의 저가 수주가 많이 해소되어 수익률 감소 리스크가 줄어들었음에도 유독 한화오션은 상선 수주에 대하여는 너무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반면 방산(특수선) 사업은 너무도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 대표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약 100척의 선박(상선 포함)을 수주하였으나, 한화오션은 올해 총 17척의 선박을 수주하였고 이마저도 이미 예정되어 있던 카타르 2차 발주 물량을 제외하면 5척에 불과하고, 특수선을 제외하면 대규모 프로젝트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 이전 10여년 동안 국내 조선업의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극심한 수주 가뭄이 또다시 국내 조선사들에게 재현되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지?,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 산업 발전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략이 없어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상선을 포함하여 대규모의 수주를 하고 있는 것인지?(수주량 증가로 인해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상승중임), 한화오션의 상선 수주 실패 요인이 ‘상호 신뢰가 중요한 조선, 해운 사업의 특성상 수주 파트너들과 신뢰, 소통이 중요한데 한화오션으로 주인이 바뀐 후 기존 대우조선해양의 임원(특히 영업 담당 임원)의 70% 이상이 교체되었다’는 언론 보도는 곱씹어 보아야 할 대목이라 할 것이다.(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은 명실상부한 상선 분야 2위를 유지하고 있었는 한화오션은 그 명성을 스스로 잃어버리려고 하고 있다)

-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방산 산업을 최종적으로 완성할 목표를 가지고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였다’는 소문이 무성하였고(공군, 육군 관련 방산업체는 소유하고 있었으나 해군 관련 방산업체는 없었음), 최근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인수, 합병(M&A)을 추진중에 있고, 미국 자회사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고 있었는데 그 일환으로 미국의 필리(Philly) 조선소를 인수하여 선진 방산국인 미국, 캐나다의 군함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함께 미 군함과 약 60조원대 캐나다 잠수함 사업 등 북미 시장에서 잠수함과 군함을 수주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 이로 인해 거제 지역에서는 대표적으로 ‘몇 년안에 방산(특수선) 분야를 해군사령부가 있는 진해 등지로 옮기고 상선 분야는 지금까지 수주한 물량만 소화한 후 제3의 기업에게 다시 분할 매각한다’는 등의 소문이 돌고 있는 바, 이를 그냥 억측이라고 무시하기에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난 1년간 한화오션의 대·내외 활동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도 한다.(예를 들면 연간 수주 목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는 발표, 상선 분야 2위라는 자리를 스스로 벗어 던져 버리는 행동, 3년간의 수주 잔량은 많은데도 노동력 확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없는 점, 해고가 쉽지 않고 노동조합에 가입할 우려가 있는 국내 기능공인 마이스트고 학생보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취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행동, 돈이 되는 자산인 사원아파트의 매각과 오션프라자 매각 소문 등, 꼭 폐업을 염두에 두고 ‘먹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기업과 같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거제시민, 노동조합에게 공헌한‘경영정상화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역 상생 발전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향토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지켜‘신용과 의리, 헌신’이라는 한화그룹의 핵심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되기를 촉구한다.

■ 또한 혹시라도 발생할 지 모를 방산 분야 이전, 상선 분야 매각, 해양 부분 통폐합 등과 같은 거제시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한화오션의 중·장기적인 목표와 비젼을 거제시민과 노동조합에 제시해 줄 것을 촉구한다.

2024. 6. 26.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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