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파워공, 임금인상 타결
지난 3월 31일부터 ▲일당 2만원 인상, ▲퇴직적치금 폐지, ▲단기계약 폐지(최소 1년 계약) 등 6개 항을 요구하며 계속됐던 대우조선해양 파워그라인더 노동자(아래 ‘파워공’) 임금인상 투쟁이 4월 22일 밤늦게 노사합의로 마무리됐다.
대우조선해양 9개 도장업체 대표와 파워공 대표들은 4월 22일 저녁 10시부터 교섭을 재개했으나 핵심 쟁점인 임금인상에 대한 입장 차이를 계속 좁히지 못했다. 업체 대표들이 퇴직적치금 폐지 이외에 별도의 임금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섭은 다시 결렬될 상황에 처했고, 결국 이번 임금인상 투쟁을 이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회사 측 안을 대폭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고, 여기에 교섭위원인 노동자 대표들이 동의함으로써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합의 이후 김형수 조선하청지회장이 노숙 농성중인 파워공들에게 합의 내용을 설명했고, 노동자 요구에 미치지 못한 합의 내용에 대해 사과했다. 이에 23일째 파업농성을 하고 2일째 1도크 노숙 농성을 이어오던 파워공들은 아쉬운 마음으로 농성장을 정리하고 귀가했다.
이후 노사는 구체적인 합의서 문구정리에 들어갔고, 다음날인 23일 오전 10시 40분 대우조선 사내 금융동 6층에서 합의서에 서명했다. 서명은 동일한 내용의 합의서를 9개 업체 대표와 노동자 대표가 회사별로 각각 서명하는 형태로 작성됐다.
이번 합의로 편법 퇴직적치금과 단기계약이 폐지되었다. 그에 따라 파워공들은 일당 17만원에 계약기간 1년(2021년 5월 1일~2022년 4월 30일)의 노동계약서를 새로 체결하게 된다. 또한 설, 추석 각 15만원, 여름휴가 10만원의 휴가비가 신설되었고, 근속 1년이 안 되어 퇴직하더라도 2021년 4월 30일까지의 퇴직적치금은 지급받기로 하였다. 한편, 도장업체 대표들은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작성하지 않음을 확약했다.
이번 합의는 하청노동자의 핵심 요구인 일당 2만원 인상을 쟁취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노동조합이 교섭과 합의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는 점도 미흡한 부분이다.
그러나 조선소 하청노동자 250여 명이 최초로 금속노조에 집단 가입하였고, 노동자 대표가 하청업체 대표들과 집단 교섭을 통해 집단적으로 합의서를 작성한 것 역시 최초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하청노동자들이 대거 금속노조에 가입만큼 이후 노동관계법에 따라 노동조합이 당당한 교섭과 투쟁과 합의의 주체가 되어 하청노동자 권리찾기에 나설 것이다. 당장, 파워공들과 함께 도장업체에서 일하는 스프레이 노동자와 터치업 노동자의 퇴직적치금 폐지와 단기계약 폐지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12일 기자회견에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공언한 바와 같이, 거제-울산-목포 3지역의 조선하청지회가 함께 전국 2,500여명 파워공의 노동조합 가입운동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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