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덕신공항, 거제의 미래를 말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있다. 바꿔 말하면 10년이 지나야만 변화된 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거제는 수십 년 동안 조선산업이라는 하나의 산업에 의지해 안정적인 기반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들어 편중된 산업구조에 따른 조선업 쇠퇴로 상당히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시점에서 ‘가덕신공항’, 그리고 ‘동남권 메가시티’의 강산과 견줄만한 커다란 변화가 눈앞에 나타났다. 딱 10년. 거제시에 부여된 시간이다. 변화를 제대로 된 성과로 실현해내기 위해 과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세 번째 발제자로는 동의대학교 윤상복 교수가 나섰다.
윤 교수는 거제를 경남의 다른 도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공항과 철도, 항만까지 트라이포트(Tri-Port)를 갖춘 유일한 도시라 평가했다.
앞서 2편의 사례에서 경제적 관점으로 향후 미래전략을 다룬 것과 달리 도시계획을 전공한 윤 교수는 거제시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더불어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입지와 역량 등을 중심으로 한 도시계획 측면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특히, 윤 교수는 2018년 거제 고현 도시재생사업에서 관리자로 근무한 경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작년에는 LH공사가 발주하는 거제시 도시발전전략계획을 수립한 경험도 있다.
윤 교수 역시 당시를 회상하면서 “예전에 거제시 관계자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통영에 비해 체류시설 등 관광산업 기반이 부족해 고민이 많다는 것이었다” 며 “하지만 현재의 입장에서는 신공항에 따른 접근성의 장점과 더불어 관광단지 조성 등 관광 부분도 변화가 많아 기회 요인은 거제시에 매우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과 동남권 메가시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반드시 도약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거제시 미래를 위한 골든타임의 중심에는 가덕신공항과 동남권 메가시티가 있다. 신공항 건설은 복합물류 중심지를 구축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고, 메가시티 조성은 부울경 관광산업의 허브로서 거제시가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거제시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따른 파생산업의 수요에 대응한 물류플랫폼의 거점이자, 동남권 메가시티 안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가진 도시라면서 이런 변화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신성장 동력산업들을 강화해 나간다면 인구증가는 물론 산업의 발전, 발달을 급속하게 가져올 것이라고 부언했다.
윤 교수는 향후 거제시의 대응 전략으로 지리적 이점을 살려 극대화하는 방안과 동북아 관광거점을 구축하는 방안, 그리고 편중된 산업구조에서 벗어난 사업 다각화 전략 등 3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지리적 이점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는 막연하게 거제시 전체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 생활권별로 현재 거제시에서 구상하고 있는 개발계획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앙 생활권 같은 경우는 고현항을 중심으로 도심 및 중심시가지 기능을 강화하고, 동부 생활권은 경제적 기반 지원을 늘리는 한편 서부 생활권은 신공항 배후도시로서의 스마트 정주 환경 조성을, 남부 생활권은 해양 친수공간 및 관광자원을 특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가덕도 신공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으면서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장목, 연초 지역의 북부 생활권은 힐링관광과 물류를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의 메카로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이 밖에 남부내륙철도와 가덕도신공항을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 구축과 신공항 배후지역으로서 비즈니스 등 경쟁력 있는 사업의 선제적 발굴을 지리적 이점을 극대화 할 주요 전략으로 꼽았다.
동북아 관광거점 구축 방안으로는 전 세계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글로벌 관광 활성화 정책을 우선적으로 수립하라고 권했다. 또 헬스케어 등 해양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남부 관광단지 조성을 동남권 관광거점으로 삼아 휴양 관광을 육성할 것을 추천했다.
덧붙여, 개발 가능지가 부족한 거제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군사보호구역 규제 협의 등 공적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사업 다각화도 거제시의 핵심 대응 방안으로 소개했다.
먼저, 첨단산업 시설을 적극 유치함으로써 지역 내 일자리를 대량 공급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를 위한 시설 마련과 관련 종사자가 머무를 수 있는 거주시설 확보 등으로 4차 산업 인프라를 차근히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항공, 물류 등 관련 기업 유입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앵커 기업 유치와 이들과의 상생 전략 마련을 통해 산업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산업의 대체 산업으로 관광산업 등 경제 성장 동력원의 범위를 넓히고, 자동차산업, 문화관광 분야사업, 광역 먹거리 통합지원센터 그리고 교통, 물류 등 공항 배후도시로서 가능한 산업들로 지역 산업을 다각화한다면 거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리라 내다봤다.
윤 교수는 “거제시는 철도, 항만, 공항 세 가지를 다 갖추게 되는 장점을 가지고 동남권 광역교통망의 중심이자, 공항 배후도시로서의 경제혁신과 남해안권 관문, 산업벨트 구축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으로 지금까지의 거제와 앞으로 10년 후 거제시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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