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하라"
24일 옥포 대우조선해양 앞.. 매각 철회 및 원점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
거제를 비롯한 통영, 창원 등 경남 3개 지자체가 대우조선 매각 문제에 한목소리를 냈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강석주 통영시장, 허성무 창원시장은 24일 옥포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대우조선 매각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 앞서 거제시발전연합회 회원 100여 명은 ‘대우조선 매각을 철회하라’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옥포사거리에서 대우조선 서문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019년 1월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매각 관련‘현물출자 및 투자 계약 기한'은 오는 6월 30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계약의 선행조건인 '국내외 기업결합 승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심사가 EU 집행위원회와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조건부 승인'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변광용 시장 등 3명은 “수년째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된 우리 거제시와 통영시, 창원시는 조선산업과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지역공동체 모두가 강력한 의지와 상생의 정책으로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빅3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고, 최근에는 7년 만에 1조원이 넘는 해양플랜트 수주 계약과 LNG 컨테이너선 6척을 성사시켜 이미 올해 수주목표액의 60% 이상을 달성했다”며 “매각을 발표했던 2019년 당시와는 상황이 천양지차로 달라져 이제는 대우조선을 제대로 평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이 이대로 매각된다면 일감은 현대중공업에 집중되고, 인력감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할뿐 아니라 EU결합심사 과정 중에 불거진 LNG선 시장점유율 제한을 통한 조건부 승인은 조선산업 구조개편을 통한 대외경쟁력 강화라는 정부의 당초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매각은 공정거래법의 목적에도 전혀 부합되지 않고, 이미 한 번 연장됐던 현물출자 투자계약 기한을 또 다시 연장한다는 것은 매각을 억지로 성사시키기 위한 명분 찾기에 불과하며, 그만큼 지역의 고통만 연장하는 일이 되고 말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공정위는 EU의 눈치 보기라는 오명을 벗고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지역경제의 안정을 위해 먼저 나서서 불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 노력과 세계 선박시장의 현황과 전망 등을 다시 살펴 대우조선의 매각을 철회하고, 반드시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부당성과 매각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변광용 거제시장은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경남시장군수협의회는 21일 대우조선 매각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대우조선지회는 22일 전국·경남·거제대책위화 함께 청와대와 경남도청거제시청 등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으며, 거제에서 3주간 진행했던‘대우조선 매각 반대 서명’에는 거제시민 11만 명이 동참했다.
[공동기자회견문 전문]
“대우조선 매각 철회 및 원점 재검토를 촉구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역과 함께 발전해 갈 성장동력입니다.
2019년 3월, 산업은행은 거제와 경남의 향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을 경영정상화라는 명목 하에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늘의 거제와 경남을 있게 한 원동력으로, 320만 경남도민의 먹거리산업이자 국가기간산업으로 앞으로도 함께 할 성장동력입니다. 창원, 통영, 거제를 포함해 경남에만 1,200여 개의 협력사와 기자재업체가 전후방산업으로 산업벨트를 이루고, 수많은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지역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의 매각 추진과정은 그 어떤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조선소의 뜨거운 불꽃과 매일 맞서 싸우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방울을 간과한 것이며, 글로벌 경쟁 속에서 조선산업을 최고로 키우기 위해 오로지 기술개발에 몰두해 온 그들의 노력을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행위라 할 것입니다.
지금은 대우조선해양이 제대로 평가되어야 할 때입니다.
수년째 우리 창원시, 통영시, 거제시는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조선업 위기에 직면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의 조선산업과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지역공동체 모두가 강력한 의지와 상생의 정책으로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대우조선해양은 빅3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최근에는 7년 만에 1조원이 넘는 해양플랜트 수주 계약과 연이어 LNG 컨테이너선 6척을 성사시키며 이미 올해 수주목표액의 60%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과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증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인한 노후선박 교체와 친환경선박 수요 증가 등으로 조선산업은 새로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매각의 근거로 세계 조선산업 최악의 시기에 쓰여진 맥킨지 보고서가 나왔던 2016년도와 2년 전 매각을 발표했던 2019년 당시와는 세계 선박시장의 상황이 천양지차로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인 회복기를 맞아 경남 경제의 한 축인 대우조선해양을 제대로 평가해야 할 시점에 와있는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조선산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만약 대우조선해양이 이대로 매각된다면 일감은 현대중공업에 집중되어 인력구조조정과 협력사 및 기자재 업체의 줄도산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고, 지역경제를 파국으로 내 몰 것이 너무도 자명한 일입니다. 여기에 EU결합심사 과정 중에 불거진 LNG선 시장점유율 제한을 통한 조건부 승인은 조선산업 구조개편을 통한 대외경쟁력 강화라는 정부의 당초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매각은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한다는 공정거래법의 목적에도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이미 한 번 연장됐던 현물출자와 투자계약 기한이 오는 6월 30일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계약기간을 연장한다는 것은 매각을 억지로 성사시키기 위한 명분 찾기에 불과하며, 그만큼 지역의 고통만 연장하는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공정위는 EU의 눈치 보기라는 오명을 벗고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지역경제의 안정을 위해 먼저 나서서 불허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과 함께 성장 발전해온 대우조선이 앞으로도 경남의 든든한 성장 동력으로 건재할 수 있도록, 대우조선해양과 지역경제를 지킬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창원시, 통영시, 거제시 3개 시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지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철회되고 원점에서 재검토될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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