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준-변광용, 숙원사업 유치 공(功) 놓고 ‘신경전’
서일준의원(국민의힘, 거제)과 변광용시장(더불어민주당)이 최근들어 정부 예산이 반영돼 결정되는 지역 숙원사업 유치이후 공로를 자화자찬하는 홍보전이 치열하다.
이를 보도하는 지역언론들도 두 사람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기사의 비중이 다르고, 시민들도 ‘누구의 공이 큰 지’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은 이런 ‘공치사 논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가 한·아세안국가정원 기본구상 용역비 5억 원을 편성해 지역관광산업 핵심과제로 추진 중인 이 사업이 가시화 될 전망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와 함께 변시장이 지난달 6월 최병암산립청장과 우원식국회의원, 윤후덕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만나 이 사업의 예산편성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3일에는 김부겸국무총리에게. 지난달10일에는 청와대비서관에게 이 사업의 용역비가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했다고 했다. 변시장이 그동안 예산반영을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어 왔다는 내용을 곁들였다.
그러자 몇 시간 뒤, 서일준 국회의원측도 한·아세안 국가정원 기본구상계획을 위한 용역비 5억 원이 정부안으로 확정됐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에서 서 의원은 국가정원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서 예결산 심사 당시 한·아세안 국가정원 추진을 공식 질의하고, 산림청장에게 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적극 주문한 바 있다고 했다.
또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와 경남도 실무진과 집중 협의를 통해 사업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두 곳의 보도자료를 보면 하나의 사업을 놓고 지역의 국회의원과 시장이 서로가 관계요로에 힘과 노력을 아끼지않았고, 그 결과 사업용역비가 반영됐다고 해석된다.
누구의 말이 정부 관계자에게 먹혀 들어갔는지 알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거제시가 서의원측보다는 보도자료를 몇 시간이라도 빨리 냈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사업을 놓고 서의원측과 변시장측이 서로 경쟁하듯 보도자료를 낸 것은 불과 9일전에도 있었다.
양측은 국도14호선 일운~남부 간 2차로 확장 및 개량사업이 24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여기서도 양측은 이번 예비타당성조사 통과까지 서로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자화자찬했다.
서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돼 의정활동을 시작한 1년 4개월 남짓, 서의원과 변시장간 각종 사업을 둘러싼 ‘공치사 논쟁’은 부지기수다. 서의원의 국회의원 선거당시 공약사업과 거제시의 역점사업이 충돌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예고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비를 다루는 서의원 입장에서는 지역구 사업에 예산이 많이 또는 누락되지 않도록 챙기고, 거제시는 추진 사업의 성사를 위해 정부관계부서와 절차를 밟아 온 노력이 있으니. 한 사업에 대해 서로가 공을 주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동안 서의원과 거제시가 각종 사업을 놓고 서로 보도자료 경쟁을 한 사업을 보면 △삼성중공업 인근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 △거제면숲소리공원길 조성 국비 2억3천 만 원 확보 △고현동과 장승포동 복합문화센터 국비54억 원 확보△거제시 신광사문화체험과 포로수용소 문화재청 공모사업 확정△고현시장 문화관광형시장사업비 국비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하나의 사업이 확정된 이후, 거제시와 서의원측이 내는 보도자료 속도는 열에 아홉은 서의원측이 변시장측 보다는 빨랐다. 국비확보와 관련해 서의측의 정보가 빨랐거나, 습득한 정보를 바로 재생산하는 기민함과 민첩성이 빠르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거제시의 경우 중앙부서의 사업 확정일자를 지키기 위해 보도를 늦추는 바람에 보도가 늦게 나가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거제시 공무원들의 “서의원측이 다된 사업의 공을 가로챈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이후 변시장도 사업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직접 챙겼다는 후문이다. 그런 탓인지 요즈음 보도자료 속도 경쟁에서 서의원측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지역언론이 양측의 보도자료를 다루는 것을 보면 약간의 온도차를 느낀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양측에서 보내는 같은 내용의 ‘사업유치와 예산확보’ 등 보도자료에 대해 둘 다 싣는 지역언론 있는가 하면, 일부는 한쪽의 기사만을 다루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호사가들은 “지역언론이 ‘서파’와 ‘변파’로 나누어져 있다”고 뼈있는 말을 던지고 있다.
시민들은 “보도자료 속도전은 국회의원과 시장간 간 공치사 싸움으로 비친다”면서 “서로가 이런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사업의 성사를 위해 국회의원과 시장이 서로의 영역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을 다 알고 있는데, 소위 보도자료를 먼저 냈다고 그 사람의 노력이 크다고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업의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릴 때 의원실과 거제시가 서로 신사협정을 맺으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로 당이 다르고, 내년 대통령, 시장선거를 앞두고 있어 서로 경쟁은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면서 “누가 유치하든 지역숙원사업이 성사되면 좋은 것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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