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 72주년, 위헌 결정 후 미정비 조항 ‘수두룩’
헌법재판소 개소 이래 현재까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 후 해당 법률이 장기간 정비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조항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일준 국회의원(경남 거제, 미래통합당, 55)이 헌법재판소로부터 받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 후 미정비 법률 현황>자료에 따르면, 헌재 개소 이래 2020년 6월까지 총 537개 위헌결정 조항 중 개정조항이 511개, 미개정 조항이 26개(법률 16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헌법불합치의 경우 총 203개가 결정된 가운데 개정된 조항이 188개, 미개정된 채 남아있는 조항이 15개(법률 9개) 인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간 정비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조항도 다수 확인됐다. <국가보안법> 제19조는 1992년 4월 위헌 결정 이후 27년간 미정비 된 채로 남아있다. 해당 조항은 구속기간의 연장 부분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92년도에 위헌결정이 되었으나, 법률 전반에 걸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근 30년간 미개정 상태로 남아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와 제23조의 경우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 집회를 금지한 부분이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이며 또 주간에 일을 하는 경우 집회에 참가할 수 없는 이유로 2009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으나, 11년간 정비가 안된 채로 남아있다.
미정비 된 조항을 수정·보완하기 위해 발의된 조항들은 20대 국회가 종료되면서 대부분 임기만료 폐기된 상태다. 법무부 등 중앙부처와 국회는 각 소관법령에 대해 새롭게 개정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위헌 결정 이후 수십년 간 정비가 안 된 것은 자칫 정부가 잘못된 법령을 바로잡고자 하는 개정의지가 없다는 오해를 일으킬 우려가 크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정을 기리는 제헌절 72주년을 맞아 그 정신을 되새기고, 위헌과 헌법불합치 등 결정 이후 정비소요가 발생한 법령에 대해서는 조속히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정부와 국회가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거제뉴스와이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