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위해 시민문화동아리 1천 개를 육성하자
장승포, 능포, 아주동 지역구, 정의당 김용운 의원입니다.
5분 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신 옥영문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우리 거제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시민이 문화예술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민문화동아리 1,000개를 육성, 지원하자는 주제로 발언하고자 합니다.
강조하지 않아도 지금은 문화예술의 시대입니다. 문화와 예술이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제아무리 잘 먹고 잘살아도 문화와 예술이 빈곤한 곳에서 시민의 삶이 풍요로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2021년 본예산 기준, 우리 시의 문화예술 예산은 97억 4천만 원으로 일반회계 8,712억 원의 1.1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예산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건축물의 신축이나 개보수 및 기관의 운영비로, 또는 등록된 주요 예술단체의 행사지원비 등으로 지출됩니다. 문화도시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문 문화예술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이제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시민이 수동적인 문화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문화 생산자로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일상이 문화가 되는, 참여문화도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합니다. 문화는 공익이고 복지이자 시민의 권리입니다. 문화민주주의란 말은 그래서 나옵니다. 특정인, 특정기관이나 단체, 특정 사업에 치우치지 않고 시민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 시의 문화예술 정책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1,000개의 시민문화동아리 지원 사업을 제안합니다. 꼭 숫자 1,000개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 정도의 과감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문화예술이라는 큰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한 동아리의 성격을 특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 읽는 모임, 음악을 연주하거나 감상하는 모임, 그림을 그리는 모임, 영화를 감상하고 토론하는 모임, 거제 곳곳을 탐방하는 모임 등 시민의 수많은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문화활동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민문화동아리의 육성은 시민 스스로 하고 싶다는 자발성에 기초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협력과 상호부조의 정신이 바탕이 되고 문화예술 활동이 가진 선한 영향력으로 인해 이웃과 거제시라는 공동체를 회복하고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문화예술 기획자가 배출되어 거제시 문화예술의 저변을 새로운 시각으로 한층 더 확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시민문화동아리 활동은 평생교육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우리 시는 지난해 평생교육도시로 지정되었고 평생학습관을 개관하였으며 평생교육과를 독립시켜 시민들의 평생교육에 큰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그 취지가 생활의 품격을 높이는 시민문화예술동아리 사업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1년에 한 번, 시민동아리활동은 전시회를 통해 그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도록 합시다. 상상해 보십시오. 종합운동장과 인근 보조구장에서 각양각색의 1천 개 동아리 활동 전시 부스가 열리면 이는 거제시에서 가장 크고 의미있는 축제가 될 것입니다. 이들 중 우수활동 동아리를 선정해 시상할 수도 있습니다. ‘바다로 세계로’나 ‘섬꽃 축제’를 능가하는, 대도시의 그 어떤 박람회보다 훌륭한 문화축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거제를 대표하는 문화상징이 될 것입니다.
예산문제가 늘 고민거리인데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비용 전액을 시가 지원하기란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필요에 의한 활동이므로 어느 정도는 자기 부담이 불가피합니다.
1개 동아리에 최소 5명이 참여한다고 가정하고 월 5만 원, 연간 60만 원의 활동비를 지원한다고 할 때, 100개 동아리면 연간 6천만 원, 1,000개 동아리면 6억 원이면 됩니다. 6억 원의 예산으로 5천 명 이상의 시민이 일상적인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면 이보다 좋은 예산 쓰임은 없을 것입니다. 활동비는 골목상권에도 도움을 주게 됩니다. 장차 우리 거제시민이 한 개 이상의 문화동아리에 가입해 문화생활을 즐기는 문화도시 거제의 모습이 허황된 꿈은 아닙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는 경남 김해시를 포함한 전국 5개 도시를 제2차 문화도시로 선정했습니다. 2014년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1년간 예비사업을 거친 결과입니다. 이들 도시마다 5년간 최대 100억 원의 국비가 지원됩니다. 지난 3월에는 제4차 예비문화도시 공모가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문화의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거제시도 우리만의 문화 경쟁력을 갖추어 나갑시다. 시민들의 문화적 열망을 일상적인 문화예술 활동으로 승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합시다. 시민들이 창의적이고도 자발적인 문화예술활동에 나서게 해 문화의 대중화, 문화의 일상화를 이루고 참여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우리 거제시의 문화경쟁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거제시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함으로써 시민들의 관심과 열정을 부추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자는 것입니다. 집행부의 적극적인 검토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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