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덕도 신공항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편)

[기고]가덕도 신공항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편)

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장/부산대 특임교수(전)

가덕도 신공항은 자타가 공인하는 물류 중심 공항이 될 것이다. 현재 부산항에 기항 중인 269개 해운 정기노선과 가덕신공항의 물류 네트워크가 연결되면 일본의 규슈권 화물까지 흡수 가능해져 공항과 항만을 연계한 물류 수요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트라이포트(TRI-Port), 즉 항만·공항·철도(sea & air & rail)를 연계한 물류 플랫폼이 가덕신공항을 통해 구축되게 되는 것이다.

공항복합도시

트라이포트 구축의 핵심 요소는 공항복합도시 조성이다. 인천공항이 개항 후 불과 20년 만에 세계 최정상급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단지 공항 운영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공항 주변에 항공업무 지원과 보조를 위한 호텔, 컨벤션, R&D, 의료, 문화시설 등 각종 업무 단지를 형성하고 배후에 송도신도시나 청라국제도시 등의 공항복합도시 조성이 어우러진 결과다.

최근 공항 기능의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승객과 물류 이동의 단순한 교통기능을 넘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서비스나 문화산업기능 같은 비-항공시설(Non-Aviation Facilities)의 중요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공항복합도시(Airport City)를 중심으로, 공항 관련 산업이 새로운 도시 성장과 국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인식되면서 공항 주변은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의 최적 입지로 부상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항공 인프라 관련 서비스 이외에도 비즈니스, 호텔, 복합리조트, 엔터테인먼트, R&D, 전시 컨벤션, 물류, 상업시설 등 다양한 비-항공시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미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공항의 비-항공시설 수익은 항공수익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거제의 지정학, 영종도와 가덕도의 차이

영종도는 인천공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매립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7번째로 큰 섬(면적 104.28km²)이 되었고 대부분 평지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가덕도는 면적은 영종도의 1/5 수준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험한 산악 지형과 해안 절벽으로, 기존 주거지역을 제외하면 평지가 거의 없다. 이러한 영종도와 가덕도의 지형 차이는 우리 거제에 엄청난 장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제효과는 충분한 배후 부지 확보가 가능했던 영종도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가덕도는 섬 내부와 부산, 창원 쪽으로 인천국제공항의 송도 국제비지니스 지구나 항공물류 전용 자유무역지대 같은 비-항공시설이나 각종 산업시설 등이 입지할 수 있는 여유부지가 거의 없다. 달리 말하면, 공항복합도시(Airport City)의 개발권역에 우리 거제가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거제는 가덕신공항 개항에 맞춰 비즈니스, 호텔, 엔터테인먼트, R&D, 전시 컨벤션, 물류, 상업시설 등 가덕도에 위치하기 어려운 다양한 비-항공시설의 거제 유치에 정치적, 행정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항공 물류, 첨단산업과 같은 새로운 산업도 형성될 것이다. 우리 거제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첨단산업과 글로벌 물류 산업, 항공 정비(MRO) 기반 항공 산업 클러스터, 항공 부품 소재 기업 같은 산업을 유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우리 거제를 먹여 살려왔던 조선과 관광이라는 양대 산업 외에 글로벌 물류산업과 새로운 첨단산업이 우리 거제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생겨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발판삼아 조선, 관광, 첨단산업, 물류 산업이 ‘거제의 100년 미래’를 견인할 것이다.

100년 그랜드 플랜(Grand Plan)과 2030 도시기본계획/거제 중·장기 종합 발전계획

최근 옥영문 시의회 의장님이 언론사 기고문을 통해, ‘과거 거가대교의 개통과 관련하여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잘못을 반성’하며 이번에는‘ 그러한 전철의 반복 없이 거제 발전을 위한 그랜드 비전(Grand Vision) 용역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의장님의 제안을 적극 지지하며 공감한다. 거제시는 이른 시일 내에 가덕도 신공항의 개통과 더불어 진행될 향후 50년, 100년을 대비하는 큰 틀의 그랜드 비전을 세워야 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 개항은 우리 거제의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엄청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크게는 향후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거제 미래 설계 비전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작게는 10년 이내에 개항될 가덕 신공항 건설 과정 전후에 우리 거제에 영향을 줄 거제시 2030 도시기본계획과 중장기 종합 발전계획의 전면 수정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2018년 수립된 거제시 2030 도시기본계획에 가덕신공항 변수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비-항공시설의 거제 유치, KTX, 고속도로 등 광역적 교통계획의 수립 등과 연계된 전체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우리 거제가 향후 경험하게 될 가덕도 신공항의 경제효과는 단순한 낙수효과(Spill-over Effects) 정도가 아닐 것이다. 우리 거제는 가덕신공항의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로서, 또 가장 큰 수혜자로서 신공항의 경제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2029년은 그리 먼 세월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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