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또 파행
국민의힘 "사전에 협의한 의원이 아닌 다른 의원으로 추천안을 갑작스럽게 변경했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신투표를 한 것”이라고 반박
경남도내 18개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원구성을 못한 거제시의회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모였지만 고성과 삿대질 끝에 30여분 만에 정회되는 등 또다시 파행했다.
거제시의회는 28일 오전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제248회 임시회 5차 본회의를 열었다.
이날 본회의에는 여야 협상 결과에 따라 후반기 들어 처음으로 소속 의원 16명이 전원 출석했다.
거제시의회 여야는 그동안 원구성 협상을 진행해 의회운영위원장과 행정복지위원장을 민주당이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의회운영위원장 투표를 실시한 결과, 양당이 사전에 합의한 민주당 의원이 탈락하고 국민의힘 출신의 무소속 양태석 의원이 선출되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결과 발표 직후 몇몇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항의하면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은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을 본회의장에 불러들이기 위해 거짓 협상을 진행한 것이냐”며 “인간적으로 너무하지 않나,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나”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로 본회의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자 원활한 의사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신금자 의장은 상임위 구성을 중단하고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는 한동안 계속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파행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국민의힘측은 “민주당이 본회의 개회 직후 사전에 협의한 의원이 아닌 다른 의원으로 추천안을 갑작스럽게 변경했다”면서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신투표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합의서 작성을 위해 8월 27일 오전 9시 30분 경제관광위원장실에서 민주당 대표 이태열, 한은진과 국민의힘 대표 김영규, 김동수가 만났다."
"합의서 서명을 완료하고 민주당은 합의된 상임위원회후보로 의회운영위원장 후보 한은진의원, 행정복지위원장 후보 박명옥 의원으로 통보했고, 국민의힘 대표는 자당 의원들에게 공유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협상대표자로부터 민주당의 후보를 공유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협상장에서 있었던 일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14차례 협상동안 민주당은 회의록을 작성했음을 밝힌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표 당일인 8월 28일 민주당 협상단 대표인 이태열 의원이 오전 8시 23분 김영규 의원, 오전 9시 24분 김동수 의원과 전화 통화를 통해 마지막으로 협의대로 민주당 추천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협조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간의 사정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국민의힘 측에서 주장하는 의회운영위원장 후보가 이미숙 의원에서 한은진의원으로 교체되어서 어쩔수 없이 양태석을 찍었다는 새빨간 거짓말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동수인 거제시의회는 그동안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파행을 거듭해 왔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 전원 불참 속에 가까스로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했지만, 이후 의장 선거 결과에 불만을 표출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까지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상임위원장 선출이 기약 없이 미뤄져 왔다. 이에 따라 거제시가 의회에 상정한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거제대대 이전 및 양여 부지 개발사업 협약서 변경 동의안 등 거제시의 주요 현안들도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민생 관련은 물론 사업자와의 계약 문제 등 시의회가 처리해줘야 할 중요한 안건들이 많아 집행부 입장에서도 곤혹스럽다”며 “거제 시민과 직접적으로 닿아 있는 사안들인 만큼 하루 빨리 시의회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여야 의원 동수로 출발한 거제시의회는 전·후반기 의장을 각각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맡기로 합의했으나, 여야 의원 1명씩 불미스러운 일로 탈당하면서 갈등을 겪었다.
이 때문에 의장·부의장 선출도 의결 정족수에 미달해 파행했으나, 민주당 출신 무소속 김두호 의원이 본회의에 출석하면서 지난달 31일 의장과 부의장으로 국민의힘 신금자 의원과 무소속 김두호 의원을 선출했다.
당시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양당 합의 가능성이 높았던 와중에 국민의힘과 무소속 김두호 의원이 의회 정상화를 바라던 거제시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결국 파탄을 선택했다"며 "자리 욕심에 눈멀어 거제시의회 역사에 최악의 오점을 남겼고 후반기 2년 의회 파탄은 불 보듯 뻔하며 모든 것은 국민의힘이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거제 지역사회에서는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의회의 이전투구가 두 달째 계속되면서 각종 현안 처리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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