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22대 국회의원 되려면...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24.1%에 불과하다. 국민 4명 중 3명 이상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나라 정부기관 중 국민 신뢰도가 가장 낮은 기관이다. 즉 국회가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국회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국민들께 안겨드린 실망감을 고려하면 이 수치도 굉장히 후하게 쳐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것일까?
국회는 헌법기관을 구성할 수 있는 권한과 함께 국정감사권 및 탄핵소추권 등의 권한으로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고, 헌법의 조세법률주의에 따른 재정입법권과 국가에 필요한 예산을 심의·확정하는 등 전체 나라 살림을 승인하는 기관이다.
또한 삼권 중 입법을 담당하는 기관인 국회는 모든 국가작용의 근거가 되는 대한민국 법률의 제정과 개정 및 폐지 권한을 지닌다. 법치국가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권한을 국회가 행사하는 것이다. 법을 만드는 일을 수행하는 만큼 법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그 누구보다 강조되어야 하는 직업임에 틀림없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른 국가이익 우선 직무 이행과 청렴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에 잠식된 제21대 국회에서는 이와 같은 헌법 수호 의지를 도저히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까지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해 온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4년간 모습은 전형적인 위선 정치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특히 아래와 같은 발언을 서슴치 않고 당당하게 내뱉음으로써 그들 스스로 국민들께 표리부동한 모습을 증명해 보였다.
“진보라고 꼭 도덕성 내세울 필요 없다. 도덕성 따지다가 당한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으로 도덕성에 큰 상처가 난 것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두고한 위와 같은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의 도덕성에 대한 자정 능력이 더 이상 발휘될 수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 보인 것이다. 무능으로 점철된 민주당이 자신들의 유일한 무기라고 믿었던 도덕성마저 스스로 폐기하는 본 헤드 플레이(bone head play)를 저지른 것이다.
입법부를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인 면책특권 및 불체포특권도 개인의 안위를 위해서 사용했다. 뚜렷한 증거 없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며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던 김의겸 의원은 제대로 된 사과없이 면책특권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했다.
제1야당 대표의 손바닥 뒤집듯 거리낌 없는 언행불일치 또한 매우 담대하다. 위성정당 문제와 불체포특권 포기를 국민 앞에 약속했음에도 늘 그래왔듯 소리소문없이 뒤집었다. 도덕적 파산 선고를 한 더불어민주당에게 이쯤 거짓말은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렸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기치로 선거에 임할 모양이다. 온 대한민국에 현수막과 피켓으로 심판 도배를 해놓았다. 그러나 당내 ‘공천 심판’도 제대로 못 해 파탄 지경에 이르렀는데 대한민국 정부 심판을 그들에게 맡길리 만무하다. 오래전부터 선거에 패하기로 결심한 듯 준비된 내부적 분열과 외부적 심판 기치는 동업자 정신을 빛내야 할 다른 공당에서조차 말문을 열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선거에 떠도는 비공식 불변의 원칙인 가화만사성을 망각한 것인지 무시하는 것인지,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매우 위태로운 상태다.
대한민국 전체의 공익(公益)과 국민들의 안위(安危)를 고려할 때 제1야당의 이러한 모습은 매우 불안한 부분이 아닐 수 없으며,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께 돌아갈 것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관통하는 대사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한민국 공당 모두는 이 대사를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이라는 막강한 권한과 권력을 국민들께서 위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은 도덕적 감수성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당 안팎에서 나온 자성의 목소리를 팬덤을 명분하여 처참히 짓밟아버렸다. 결국 이 팬덤이 권력화되어 의회정치라는 공적 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되어 버린 것에 국민들은 더욱 분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 힘껏 외친 정권 심판론은 허공을 떠돌다 결국 ‘180석 야당 무용론’이라는 메아리로 그들에게 되돌아가 버렸다. 오히려 삼권 중 한 축인 입법부를 독점하다시피 한 권력을 이용해 사사건건 행정부의 발목을 잡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역심판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총선 판국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또 제21대 국회에서는 헌정사 최초로 장관을 탄핵소추 시킨 데 이어 국무총리 해임을 시도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행정부의 직무 수행을 방해 해놓고 민생을 외치며 정권 심판 운운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안면몰수 덕분에 제21대 국회는 최초 수식의 장관 탄핵소추라는 흑역사가 대한민국 헌정사에 새겨졌다. 훗날, 이 역사 속 기록을 필요치도 않은 반면교사라는 미명 아래 기억하고 감당해야 할 후세에 한없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곧 총선이고 제22대 대한민국 국회는 출범될 것이다. 영광스러운 자유 대한민국의 헌정사 안에 명분 없는 정치싸움으로 얼룩져 왔던 지난날을 더 이상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을 위한 참된 공당이라면 지난 과오를 참회하고 진실된 모습으로 도덕성을 회복해야만 한다. 그렇게 될 때 국민과 여당, 대한민국 정부 앞에서 명실공히 제1야당으로서의 무게와 중심을 가지고 정국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 또한 국정의 동반자로서 제1야당이 거듭난 도덕성을 갖추고 진솔한 모습으로 의회정치에 임할 때 건전한 감시와 견제의 공존으로 더 나은 미래 국가상을 함께 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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